날씨가 쾌청합니다. 아침인데도 햇살은 꽤 강렬한 느낌입니다. 밝은 햇빛을 받고 있는 삼색 조팝의 하얀 꽃이 생생한 느낌입니다. 분홍색이 섞인 꽃들에서는 어떤 아우성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긴 꽃술 때문일까요? 아니면 밝은 햇살 때문일까요? 그늘 쪽의 하얀 꽃들은 마치 구름 같기도 합니다.
어제 처음 본 삼색 무늬 바위취도 바라봅니다. 어제는 한 송이가 산뜻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오늘은 여러 송이가 피어납니다. 꽃들이 피어날수록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피어나는 모습을 보니 분홍색이었던 작은 꽃잎이 피어나며 두 장의 긴 꽃잎만이 하얗게 변하는군요. 마치 나비가 양 날개를 펄럭이는 듯합니다. 그렇게 피어나는 모습을 보니 나비가 없어도 꽃과 나비가 같이 있는 듯하네요.
초록의 잎 사이에는 낙상홍의 작은 꽃들이 여전히 가득 피어있습니다. 나무마다 연한 분홍색도 있고 진한 분홍색 꽃도 피어납니다. 어느 꽃은 하얀색이기도 하네요. 그런데 벌써 꽃이 떨어진 자리에서는 작은 열매가 모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정말 빠른 그녀들입니다. 커다란 초록 잎 아래에서 줄줄이 피어나는 여러 색깔의 작은 꽃과 초록의 작은 열매들에서 유월의 신록을 느껴봅니다.
유월의 뜨거운 햇살을 받으니 이제 여름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길을 걷다 멈추어선 이곳은 말 그대로 꽃밭이네요. 여러 가지 꽃들이 서로 어울리며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처음 보는 꽃들을 만나게 되는군요. 친구들에게 물어 이름도 알게 됩니다.
제법 큰 키의 나무에 하얀 꽃들이 뜨거운 햇살을 가득 받고 있습니다. 작은 꽃들이 한가득 피어있는 모습이 참 예쁘네요. 이름이 딱총나무라고 하는데 기억해두고 싶습니다. 아래쪽에는 작은 가지에 아주 작은 하얀 꽃들이 모여서 피어나는데 마치 작은 별들이 터지는 듯합니다. 꽃의 이름이 노루오줌인데 영어로는 아스틸베라고 한다는군요. 그냥 아스틸베로 불러봅니다. 진한 핑크빛 아스틸베에서는 불이 나는 듯합니다. 왠지 불꽃놀이를 보는 듯도 하네요.
햇빛이 가득한 이곳에서 물망초를 만납니다.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꽃은 처음 보는군요. 파란색의 꽃에서는 맑은 느낌이 드는데 왠지 하늘을 닮은 듯합니다. 그녀를 바라보는 산책자의 그림자에 따라 꽃은 조금 더 진한 파란색이 되는군요. 어떤 연인들의 슬픈 전설이 때문에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꽃말이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이름도 'Forget-me-not'이고 '물망초(勿忘草)'인 것인가요?
가는 줄기에 붉은 꽃이 피어 산들거리는데 이름이 휴케라라고 합니다. 초록의 잎새들 앞의 주홍에 가까운 붉은 색감의 꽃이 산뜻한 느낌입니다. 커다란 무늬 옥잠화의 초록 잎 앞에 물망초와 휴케라가 같이 피어있으니 작은 꽃밭을 보는 듯합니다.
뜨거운 햇살을 받고 있는 나비 바늘꽃은 강렬한 느낌입니다. 흰색의 꽃잎에 붉은 선이 있기도 하고 어느 꽃은 붉은색이기도 합니다. 꽃술은 뾰족한 바늘 같고요. 여러 송이가 피어있으니 꽃밭에 나비들이 펄럭이며 날아다니는 듯합니다. 그래서 나비 바늘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듯합니다. 꽃잎이 코스모스를 닮은 붉은 꽃은 금계국 라임락 루비라고 하는데 이름이 조금 어렵군요. 우리말로는 장미 금계국이라고도 부른다 하니 그렇게 기억하기로 합니다. 자주달개비도 송이송이 피어있습니다. 그런데 흰색 달개비도 있네요.
어느 꽃은 커다란 개망초 모양인데 겹겹이 싸인 하얀 꽃잎 가운데가 노랗네요. 겹 샤스타데이지라고 하는군요. 진한 보라색의 꼬리풀도 힘차게 피어납니다. 마치 보라색 봉을 보는 듯한데 작은 꽃들이 뭉쳐서 피어나는 모습이 상쾌합니다. 그 옆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뭔가 펑하고 터지는 듯합니다. 색깔도 모양도 강렬한 이 붉은 꽃들은 베르가모트라고 하네요. 이탈리아 귤과 향이 비슷해서 이렇게 불린다 합니다. 우리말로는 수레 박하라고 하는군요. 수레 박하로 부르기로 합니다.
그런데 꽃들은 정말 종류가 많네요. 매일 보아도 새로운 꽃을 보게 됩니다. 세상은 넓고 꽃들은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외래종이 들어오며 볼 수 있는 꽃의 종류가 더욱 많아지는가 봅니다. 세계는 사람들만의 교류가 아니고 꽃들의 이주도 많아지고 있네요. 새삼 한 지역의 국제성을 느껴보게 됩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요. 부디 그들이 영역을 다투지 않고 조화로운 생태계를 이루어 가기를 바라봅니다.
돌아오는 길에 따가운 햇빛을 받으며 붉게 익어가는 앵두를 바라봅니다. 잘 익은 빨간 앵두들은 벌써 누군가의 손에 사라졌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익어가는군요. 붉은 앵두에서는 왠지 생생한 탄력이 느껴집니다.
아마도 청경채 꽃인 듯한 노란 꽃에 나비가 앉아있습니다. 그늘이어서 인지 꽃도 나비도 여유롭네요. 이제 점점 더워지지만 여름에는 또 여름의 느낌이 있겠지요? 레모네이드를 테이크 아웃해서 초록의 그늘에 앉아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을 들어봅니다. 마치 화창한 날씨에 초록 잎의 생기와 함께 꽃들의 활기가 터져 나오는 듯한 느낌이네요.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