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가득한 작은 숲 속에는 좀작살나무의 작은 꽃들이 소담스레 피어있습니다. 긴 꽃술이 씩씩하게 튀어나온 분홍의 꽃들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작은 미소들이 활짝 피어나고 분홍의 향기가 번져오는 듯합니다. 뭔가 작은 환호성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이제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작은 숲 속에는 분홍색 꽃들의 작은 재잘거림으로 조금씩 떠들썩해지는 느낌입니다.
긴 가지를 따라 꽃들이 줄을 지어 피어나는데 꽃봉오리는 꽃봉오리대로 꽃은 꽃대로 사랑스럽습니다. 일찍 핀 꽃은 조금씩 말라 가기도 하지만 이제 초록의 열매가 되어 진한 보랏빛으로 익어가겠지요. 작은 분홍색 꽃이 진한 보랏빛 열매가 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 과정 과정이 모두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하얗게 부풀어 오르는 꽃봉오리가 터지며 하얀 꽃이 활짝 피어납니다. 마치 진주가 부서지며 하얀 꽃이 되는 듯합니다. 작은 숲 속에서 우아한 색감으로 피어나는 쉬땅나무 꽃들의 활기를 느껴봅니다. 초록이 가득한 수풀 속에서는 하나하나 꽃이 터지며 피어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긴 꽃술에서는 즐거운 환호성도 느껴지고요. 긴 가지 끝에 하얗게 모여 피어있는 꽃들은 마치 하얀 구름 기둥 같네요.
노란 꽃술이 가득한 하얀 꽃들이 길쭉한 꽃봉오리와 함께 산뜻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에 남천의 꽃들은 여유롭게 하늘거립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지만 활짝 피어있는 하얀 꽃은 아름다운 자태를 잃지 않는 듯하네요. 그런데 어느 꽃들은 벌써 열매가 되어가는군요. 노란 꽃술이 선명한 하얀 꽃들이 부서지듯 떨어지며 안쪽의 연두색 씨방은 벌써 커가고 있습니다. 이제 꽃잎은 떨어지지만 분홍색 꼭지가 예쁜 열매는 점점 통통해지겠지요.
갸름했던 낙상홍의 열매가 벌써 둥글어집니다. 초록의 열매가 뭔가 살짝 색깔이 변하는 듯도 한데 정말 금방금방 커지는군요. 가지마다 초록의 열매가 줄을 지어 달려있습니다. 그 작았던 꽃들이 다들 열매로 커가나 봅니다. 초록 잎 아래에서 초록 열매들의 생기를 느껴봅니다.
지난봄에 노란 미소를 가득 보여주던 매자의 붉은 열매도 조금씩 커져갑니다. 멋진 모양의 초록 잎과 함께 바람에 산들거리며 여전히 우아한 자태를 보여줍니다. 그녀들이 느끼듯 산책자도 바람결을 느끼게 되는군요. 붉은 잎들은 이제 모두 초록으로 변했고 노란 꽃들은 붉은 열매가 되었네요. 봄과 여름의 시간 차이는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는데 매자의 변화는 생각보다 빠릅니다. 붉게 반짝이는 열매는 지난봄에 활짝 피어나던 꽃의 기억을 담고 있겠지요. 그래서 열매 또한 이렇게 아름답게 커가는 듯합니다.
달콤한 향기가 가득 배어 나오던 하얀 자두 꽃은 초록색 자두가 되었습니다. 초록이 가득한 잎 사이에서 조용조용 익어가고 있습니다. 흐린 하늘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초록의 자두는 더욱 시원한 느낌입니다. 이제 햇살이 나오면 붉게 익어가게 되겠지요.
연한 분홍색 꽃이 가득했던 살구나무에는 초록의 잎 사이에서 노랗게 익어가는 살구가 보입니다. 키가 큰 그녀들을 자세히 볼 수 없어 조금 아쉽네요. 낮은 가지에서 익어가던 살구는 벌써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요? 아래를 바라보니 땅에 노랗다 못해 붉은 색감이 배어있는 살구가 떨어져 있군요. 잘 익은 살구에는 새콤함과 달콤함이 가득할 듯합니다. 이제 새들만이 아니고 개미들도 횡재를 한 셈이겠군요.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에 무성한 초록 잎은 살랑이고 열매들은 벌써 익어갑니다. 살구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는 왠지 새콤달콤한 내음이 담겨있는 듯하네요. 피부에 스치는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초록 잎이 가득한 그늘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먼 하늘을 바라보자니 문득 이육사의 청포도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아마도 칠월의 어느 하늘 아래에서는 청포도가 익어가고 있겠네요.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단맛을 더해가고 있을 듯합니다. 눈을 감으니 어떤 포도밭의 풍경이 떠오릅니다.
카페 앞을 지나는데 마침 전화가 옵니다. 콜드 브루와 바닐라 아이스 라떼를 테이크 아웃하게 됩니다. 돌아오니 삶은 감자가 기다리고 있네요. 감자를 보내준 친구에게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맛을 봅니다. 삶은 감자가 맛있습니다. 커피와도 잘 어울리고요.
강렬한 햇살을 받으며 여름은 이렇게 뜨거워지나 봅니다. 그런데 날씨는 덥지만 뜨거운 햇살은 식물들에게는 풍부한 에너지일 듯합니다. 햇빛을 받고 비도 맞으며 열매들은 익어가고 단맛이 가득해지겠지요. 비록 더운 공기지만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Summer wine'을 들어봅니다. 그런데 그녀의 서머 와인은 스트로베리와 체리 그리고 봄날의 천사의 키스로 만들어진다고 하네요. 왠지 달콤할 듯합니다. 그런데 지금 어디에선가 익어가고 있을 포도들은 이제 늦가을이 되면 보졸레 누보가 되어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