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란 Apr 06. 2023

리셀 금지되나요? 그럼 크림이랑 솔드아웃은요?

논란의 그 산업을 다루는 기업

이번 시간에는 논란의 그 산업, ‘리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최근 나이키와 샤넬 등의 재판매 이슈가 불거진 브랜드가

취한 조치에 대해서 상반된 의견으로 갈리고 있는데요.


과연 내로남불일까요 적절한 조치일까요?

그 사이에서 리셀 플랫폼들은 과연 어떻게 되는 걸까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이키

: 리셀 금지요

아무튼 금지요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대한민국은 지금 리셀 아고라!

리셀이 뭐길래 이렇게 환장하는 거냐고요

‘굿즈 마케팅’ 최근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한국을 뒤흔들고 있는 리셀의 기반이 되는 방법인데요. 한정판 소비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곳은 의류와 신발 등의 패션 업계예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프리미엄을 붙이던 방법에서 새로운 전략으로 제한된 물량이라는 희소성을 붙였어요.

그 시작은 나이키였고요. 지속적으로 타 브랜드와 협업하며 한정판 모델을 출시해 왔는데, G드래곤과 협업해 선보인 신발이 20만 원에서 리셀가 1000만 원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거든요. 그렇다면 이 ‘리셀’은 대체 뭘까요?

리셀은 접두사 re-와 sell이 합쳐진 합성어로 한정판이나 명품 등의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매한 후 웃돈을 얹어서 재판매하는 행위를 뜻해요. MZ세대가 미쳐있는 이 리셀은 의류, 패현, 아이돌 굿즈, 전자제품은 물론 무형의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어요.

높은 수익률에 비해 초기 자금이 필요하지 않고 투자금이 적어 시간과 정보만 있다면 누구든지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셀테크라는 일종의 재테크로 주목받고 있어요.



자료 및 사진출처: 이베스트투자증권 / 파이낸셜 뉴스


리셀 시장, 앞으로 2조까지 치솟는다에 한 표!

2022년 리셀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두 배 가량 성장해 1조 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추정하기로는 올해만 해도 1조를 훌쩍 넘어 1조 5천억 원을 바라볼 거라고 예상하고 있는데요. 오는 2025년까지 국내 리셀 시장이 약 2조 8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대요.

그뿐만 아니라 네이버의 한정 거래 플롯팸인 크림이 오프라인 공간을 유통사 최초로 롯데월드몰에 입점하면서 점차 점유율을 높여갈 전망으로 보여요. 아마 빠른 시일 내에 리셀 시장은 크게 성장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진출처: 보그 코리아


나이키 더ㅋ 비싸게 팔아요. 한정판인데 안 사세요?

스레드업에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리셀 시장 규모 추측은 270억이 넘는다고 해요. 작년만 해도 무려 200억을 달성했거든요. 많은 브랜드의 제품이 리셀되고 있지만 그중 리셀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는 나이키는 작년 9월 경에 리셀 금지를 위해 구매 시 ‘재판매를 위한 구매 불가’ 항목을 넣었어요. 재판매를 위한 구매를 엄격하게 금지한다는 것이었는데요. 리셀의 목적으로 구매했다는 증거가 있을 경우 계정 정지와 주문 취소 그리고 판매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뒤에서 논란의 리셀 금지 조항과 관련된 법안 그리고 이 산업에 몸 담고 있는 크림과 솔드아웃에 대해서 더 자세히 이야기해볼게요.



사진출처 : 해럴드 경제 / 샤넬 홈페이지 이용약관


28만 원짜리가 글쎄 1500만 원이 됐다니까요? 진짜로 제가 봤어요;

작년 10월 논란의 나이키 신발이 등장했죠. 바로 나이키 에어 이지 2 레드 옥토버인데요. 원가 28만 원가량인 해당 제품이 무려 1500만 원에 거래된 거예요! 발매가 대비 5000%나 비싸게 거래되는 이 상황에 많은 네티즌들은 재테크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신발 가격이 맞는 거냐 등 반응이 갈리고 있어요.

나이키뿐만 아니라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고가의 명품 브랜드 또한 재판매로 인해 골머리가 썩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해요. 이에 브랜드 가치를 문제 삼아 이용 약관에 재판매 불가 항목을 추가했어요. 명품 브랜드의 제품은 원가격도 비싼데 한정판과 희소성 가치가 붙으면 10배에서 100배까지 높게 책정되거든요. 이렇다 보니 구매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부작용 또한 피할 수 없었어요. 일부 전문 업자가 매크로를 이용해 몇 초만에 재고를 싹쓸이하거나 시세를 보고 반품과 환불을 반복하며 시장을 교란하는 사례가 늘었거든요.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많은 분들이 ‘리셀을 처벌하는 법안은 없나?’라는 생각을 하실 것 같아요. 사실상 이를 처벌하는 법규는 없다고 해요. 개인이 정상가로 구매한 뒤 특정 가격에 판매하는 게 불법으로 볼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경범죄 처벌법에 의하면 재판매를 규제하는 내용이 있지만 적용 범위가 매우 좁아서 적용하기 어렵다고 해요.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2항 제4호] 경기장 등에서 암표를 매매할 시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형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표 이외의 제품에 적용되지 않아 현장이 아닌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거든요. 또, 물가안정법 제7조에서 폭리의 목적으로 물품을 매점 혹은 기피하는 행위로 분류되지 않아 매점매석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요.


● 해외 직구는 잘못하면 밀수업자 되기 딱 좋다고?

법이 없으면 국내랑 해외에서 다 끌어와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해외의 경우 범죄자가 될 수 있어요. 해외 직구 리셀은 상황에 따라 위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해외 직구를 위해서라면 관세법에 규정된 수입신고를 한 후 관세를 지불해야 해요. 자가사용 목적은 150 달러, 이외의 물품은 목록통관 제도에 따라 관세를 면제해주거든요. 즉, 목록통관으로 면세된 제품을 재판매하기 위해서는 수입 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대로 판매하게 되면 관세법에 걸리게 돼요. 관세법 제269조 제2항 제1호에 의거해 밀수입죄가 성립되거든요. 이를 잘 모르고 해외 직구를 통해 리셀을 하려다 적발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해요. 밀수업자가 되지 않으려면 꼭 알아둬야겠죠?



사진출처: 더리얼리얼


근데·· 이 상황 너네가 만든 거잖아

하지만 이러한 조항이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여기에 더해 이러한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 브랜드들이라 시선이 곱지 않기도 하고요. 리셀 거래를 촉발시킨 데에는 마케팅 전략이 있거든요. 제품을 한정 수량으로 적게 발매해 희소성을 키우는 전략을 지속했거든요. 특히 나이키의 경우 한정판 운동화의 구입 자격을 무작위로 추첨하는 럭키 드로우 방식으로 당첨된 소비자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등의 희소적인 기회 때문에 리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이 온 거거든요.






리셀

플랫폼의

현주소



근데… 똑같은 거 아닌가? 뭐가 다르지

사진출처: 크림


크림: 먼저 지나갑니다~

크림은 KREAM Crop에서 서비스 중인 한정 판매품 거래 플랫폼이에요. 네이버 컴퍼니빌더 스노우에서 분사했으며 20년 3월 출시 후 현재 시리즈 B단계에 접어들었죠. 판매자와 구매자를 익명으로 연결해 주는 중개업으로, 주식 혹은 암호화폐와 비슷한 거래 방식을 가지고 있어요. 판매자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고, 구매자가 해당 가격을 수락해 사고 파는 것. 시리즈 B단계까지 총 1,200억 원을 투자받아 성장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데요.

스니커즈뿐 아니라 명품, 레고 등 한정판 키워드가 달린 물품은 모두 취급하며, 현재 리셀 플랫폼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어요. 현재와 같은 1위 자리를 거머쥘 수 있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전략이 숨어있어요.   


빠른 배송

일반적인 리셀 거래 프로세스를 보자면, [판매자로부터 상품 인수 → 검수 → 구매자에게 전달]인데요. 이런 구조는 적어도 5~7일가량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어요. 하지만 크림은 물류창고를 확보해 미리 상품 검수를 마쳐놓고 구매 즉시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도입해 빠르게 상품을 만나볼 수 있게 했어요.   


독자적인 SNS 채널

또한, 크림만의 SNS 생태계를 조성했는데요. 크림 어플 내에 있는 커뮤니티 기능은 오로지 자신의 소장 아이템을 자랑할 수 있는 목적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사진출처: 솔드아웃


솔드아웃: ㄱㄷ 곧 잡는다 ㅋㅋ

솔드아웃도 마찬가지로 리셀을 중개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전개해요. 패션커머스 플랫폼으로 유명한 무신사에서 분사한 SLDT가 운영하고 있어요. 크림보다 4개월 늦게, 20년 7월에 서비스를 론칭해 현재 2위 자리로 맹렬히 크림을 쫓아가고 있죠. 현재 시리즈 A 단계 투자 유치 중이며 100억 가량 투자받았다고 해요. 솔드아웃도 크림처럼 그들만의 특색을 가지고 있어 선호하는 유저가 많은데요.   


발매 캘린더

최신 발매 상품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며 캘린더 형식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게 구성해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자체제작 매거진 콘텐츠

또, 기존 매거진 콘텐츠는 무신사의 주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로 크리에이터와 작가들과 협력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해요. 당장은 수요가 많지 않아도 데이터가 계속 쌓이면 솔드아웃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보고 있어요.




사진출처: 크림


재판매 금진데, 그럼 이제 솔드아웃이랑 크림 망하나요?

판매 금지 조항 붙여도, 사실 큰 효력은 없어

나이키와 여러 명품 브랜드의 재판매 금지 조항을 상기시켜 보면 앞으로 두 기업은 어떻게 되나 싶을 것 같아요. 이러한 정책에 대해 두 기업은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적이 없다’는 의견을 밝혔어요. 사실 재판매 금지 조항을 추가한 기업이 실질적인 제한을 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이에 크림 측은 재판매를 업으로 하는 ‘리셀러’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플랫폼들은 오히려 철저한 거수를 통해 가품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어요. 이번 재판매 금지는 전문 재판매자나 특수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매하는 업자들을 걸러내기 위한 것이라 일반 구매자들에 의해서는 큰 제한이 없을 거래요. 리셀 플랫폼 측은 제조사에서 별다른 정책 변화에 대한 공지가 없었기에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어요.


● 어쨌든, 리셀러는 막을 수 있는 거죠?

‘공정하지 않게(?) 구매하고 있는 리셀러들을 제재할 수 있냐’라고 묻는다면 사실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보고 있어요. 리셀 자체가 개인 간 거래로 이루어지고, 해당 개인이 사용 목적으로 구매했는지 알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개인 업자와 전문 업자를 구분할 수 있는 방도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죠. 일반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고자 하는 노력은 보이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리셀

시장의

미래는?


사진출처: 무신사


리셀, 선망의 대상과 가치 소비 그 사이 어디쯤

점점 더 몸집 키우는 리셀 시장

크림과 포쉬마크, 솔드아웃 등의 플랫폼 서비스 이용자의 80~90%가 MZ세대인 것으로 보아 앞으로의 리셀 시장 성장은 어떻게 그들을 사로잡느냐의 싸움이 될 것 같아요. 고속 성장에 발맞춰 경쟁 회사들이 다양한 오프라인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의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는데요. 앞으로 오프라인에서도 고객과의 접점을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 같아요.

크림의 오프라인 매장, 솔드아웃의 플리마켓이 그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고요. 구매자들이 오프라인에서 직접 제품을 만나보고 앱 마켓을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여 더욱 성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처음에는 마니아 층 위주의 시장이었지만 이제는 MZ세대를 필두로 더욱 보편화되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그 성장성은 더욱 가파를 것 같아요. 무엇보다 고객과 고객, 고객과 기업 간의 징검다리 역할을 어떻게 하느냐가 플랫폼 사업의 주요 포인트가 될 거라고 보고 있어요.



사진출처: 코오롱


코오롱, 구찌, 버버리: 우린 직접 리셀할게

항간에서 내로남불이라고 불리는 리셀 금지 선언을 한 샤넬, 에르메스, 나이키와 다르게 직접 리셀을 제안하는 기업도 있어요. 코오롱, 구찌, 버버리는 직접 리셀에 나서겠다고 밝혔거든요. 구찌를 보유한 프랑스 기업 케링은 2020년부터 미국 온라인 명품 중고 플랫폼인 더리얼리얼과 협업해 중고제품 판매에 힘쓰고 있어요. 버버리 또한 자사 제품을 구매해 재판매 혹은 중고 거래 플랫폼과 협업하고 있어요. 코오롱도 작년부터 ESG 경영의 시작으로 리사이클링 및 리셀 제품을 판매한다고 해요. 국내 패션기업에서는 최초로 중고 거래 서비스를 도입한 경우라고. 오프라인 콘셉스토어인 솟솟상회도 혜화에 오픈했는데요. 평일에는 중장년층, 주말이면 젊은 층으로 붐비며 그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어요.

이렇게 리셀에 대한 각 브랜드의 태도는 리셀을 금지하며 가지기 어려운 선망의 대상으로 브랜드를 견고히 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적극적으로 나서며 패션 산업의 미래 가치를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예요. 앞으로 각 브랜드가 어떤 방향으로 가치를 만들어 나갈지 한편으로 기대되지 않나요?











오늘은 논란의 그 산업, ‘리셀’과 관련해 이야기를 전해 드렸어요.


불법은 아니지만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에 앞으로 브랜드와 플랫폼이

취할 전략과 방향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가지기 어려운 선망의 그것’과

‘환경을 생각하며 구매하는 그것’

앞으로 패션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의

리셀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요?


이번 리서치가 흥미로우셨길 바라면서,

다음에도 재미있는 기업 리서치 준비하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