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살아남은 기업] 올리브영 기업분석 1편
[속보] 랄라블라, 롭스 망하고 올리브영만 남아…
랄라블라, 롭스가 망해가는 와중에 홀로 살아남은 올리브영!
이들이 홀로 시장을 장악하게 된 데에는 남모를 비즈니스 전략이 숨어 있어요.
오늘은 올리브영이 H&B 산업에서 ‘짱!’ 먹을 수 있었던 이유에 관해 이야기 해 볼게요!
➰ H&B가 뭐야?
H&B는 헬스 앤 뷰티(Health & Beauty)의 줄임말이에요. H&B스토어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상품을 종합해 취급하는 유통채널을 의미해요. 국내에는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가 이에 해당해요.
CJ올리브영은 1999년 신사 1호점을 시작으로 2017년에 전국 매장 1,000개 이상을 내놓았어요. 이들은 부동의 헬스&뷰티(H&B) 시장 점유율 1위이자, 국내 최초 H&B 사업에 진출한 회사랍니다.
1) H&B스토어 운영
전국 1,200개가 넘는 올리브영 매장을 운영 + 온라인 판매까지 개시하며 돈을 벌고 있어요.
2) PB 브랜드 운영
웨이크메이크, 바이오힐보, 브링그린, 식물나라 등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며 돈을 벌고 있어요.
➰ PB는 뭔데?
PB는 ‘Private Brand’의 줄임말이에요. PB 상품은 대형마트 또는 편의점 등의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주문 후 생산된 상품에 자사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경우를 말해요. 올리브영은 여러 화장품 브랜드를 하나로 집결시키는 엄연한 ‘유통업체’지만, 자체브랜드 상품인 PB 상품도 개발하고 있어요.
1999년, 한국형 H&B스토어로는 올리브영이 첫 출발을 내디뎠어요. 과거 국내 뷰티 브랜드를 유통하는 수단은 주로 방문판매였는데, 이 유통망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백화점과 로드샵이 태동하기 시작한 거예요.
하지만, 소비자는 백화점과 로드샵에서 충분한 브랜드와 상품을 접하기는 어려웠어요. 백화점은 매장 크기가 작았고, 로드샵에서는 다양한 브랜드를 비교하기는 힘들었거든요.
올리브영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넓은 면적의 매장에 국내외 중소 화장품 브랜드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국내 최초로 H&B 산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게 된 거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7년 1조 3천억 원을 돌파한 H&B 시장 규모가 2020년 2조 7천억 원까지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대요. 실제로는 코로나의 여파로 1조 7,800억 원에 달해 예상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꽤 많은 성장을 보였어요. 이처럼 H&B스토어가 새로운 유통 채널로 성공하기 시작하면서 제2의 편의점으로 부상하는 추세예요.
랄라블라, 롭스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H&B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어요. 이들은 코로나19 오프라인 매장 수익에 직격탄을 맞으며, 그동안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반면, 공고한 업계 1위 올리브영은 작년 2조 1,192억 원의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리면서 여전히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어요. 이는 국내 화장품 시장 성장률이 3%에 그친 것에 비하면 3배가 넘는, 1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어마어마한 일이에요.
헬스앤뷰티(H&B) 업계 시장이 코로나19 사태로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CJ올리브영에게는 남의 얘기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어요. 몸집 줄이기를 하는 경쟁업체들과 달리 선두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거든요.
롯데의 롭스
롭스는 롯데슈퍼 소속으로 2013년에 H&B 사업에 뛰어들었어요. 여러 글로벌 뷰티 편집숍도 이때다 싶어 국내로 입점하기 시작했어요. 당시 H&B가 신선했던 한국은 외국계 기업에게 노다지였거든요. 이때 올리브영은 온ㆍ오프라인 연계를 강화하면서 오프라인 점포 수를 늘렸어요. 그렇게 H&B 시장은 경쟁이 심화되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게 되었어요.
수익성이 나쁘다고 판단하자 롯데는 결국 사업 축소로 방향을 선회했어요. 백화점, 슈퍼, 마트, 이커머스와 함께 ‘5대 사업부’였던 롭스 사업부는 롯데마트 아래 ‘팀’으로 격하됐어요. 결국 롯데마트 아래 팀으로 격하된 해부터 1분기 영업손실 69억 원을 기록하고, 2분기부터는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어요. 매장 축소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고, 전국 70여 개밖에 안 남았다는 사실…! 롭스는 2022년 내 사업 철수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GS리테일의 랄라블라
앞으로 11월 이후면 랄라블라를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게 돼요. 완전 철수를 결정했거든요. 아마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랄라블라의 예전 이름은 왓슨스였어요. GS리테일은 AS 왓슨스와 합작법인 왓슨스 코리아를 설립해 국내 사업을 시작했죠. 2017년 이후 GS리테일은 왓슨스를 랄라블라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재단장했고, 사업을 확장했어요. 하지만 롭스와 마찬가지로 실적이 영 좋지 않았어요. 출시 이듬해인 2018년 영업손실 674억 원을 기록했거든요. 2019년엔 적자 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525억 원의 손실을 냈어요.
결국 랄라블라는 실적을 사업부 실적에서 ‘공통 및 기타 부문’으로 바꿔 발표했어요. 영업 이익 규모와 매출이 작아 별도 공시 기준에서 제외됐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결국은 11월부터 랄라블라를 아예 찾아볼 수 없게 돼 버렸어요.
그래서, 대체 올리브영이 어떻게 짱 먹었는지 이쯤 되니 궁금하죠? 전문가들은 전국에 널리 퍼져 있는 직영점을 기반으로 한 온ㆍ오프라인 연계 강화에 성공한 게 그 원인이라고 추측해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의 후기를 남기는 ‘온ㆍ오프라인 통합 리뷰 서비스’를 다들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 같은데요. 올리브영도 이 서비스를 시작해 공식 온라인몰 누적 리뷰 수 천만 건을 돌파했어요.
올리브영 측에서는 이를 옴니채널(온·오프라인 통합), O2O 전략 덕분이라고 이야기했어요. 실제 CJ올리브영은 코로나19로 비대면 트렌드가 떠오르자 2018년에 ‘오늘드림’ 서비스(3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했어요. 코로나19 직후 배송 지역을 확대하고 배송 옵션을 시간대별로 확대했거든요.
이 덕분에 온라인몰 거래액은 1조 원을 달성할 수 있었어요. 출시 이후 연평균 거래액이 60%씩 급격하게 증가한 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채널이 빠르게 성장했거든요.
➰ O2O? 옴니채널? 그게 뭔데?
옴니채널 전략은 ‘Online to Offline(O2O)’의 줄임말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하는 현상이에요. 쉽게 말해 소비자가 오프라인과 온라인 등 여러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에요. 예를 들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택시를 부르는 등 실시간으로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를 매칭해주는 서비스를 들 수 있죠.
옴니채널 전략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유통 채널의 특성을 결합해서 어느 채널에서든 같은 매장을 이용하는 듯한 느낌을 내는 쇼핑 환경을 구성하는 거예요. 올리브영의 경우, 전국 1,200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온라인 채널을 개설하면서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어느 채널에서든 편하게 상품을 구매하고, 교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앞서 이야기한 ‘오늘드림’ 서비스는 올리브영의 주요 옴니채널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오늘드림 서비스는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근처 매장에서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인데, 출시 당시에는 신선식품이 아닌 화장품을 누가 당일에 배송받겠냐며 비웃음을 샀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오늘드림 서비스가 온라인 매출을 23%까지 늘릴 수 있었던 전략이라고 보고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오늘드림 배송 비중이 서울 지역 온라인 주문 건수의 약 38%에 달할 정도로 많았거든요!
옴니채널 전략 이후 올리브영이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올리브영의 매출액은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요. 2014년 상품 매출이 약 631억 원이었으나, 2021년 반기 상품 매출로 9,627억 원을 달성했거든요.
특히, 옴니채널 전략을 도입한 2019년부터 매출이 급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2017년 4월 론칭된 온라인몰의 연평균 거래액이 약 60%씩 증가하면서 4년 만에 누적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했어요. 또한 ‘오늘드림' 서비스는 도입 1년 만에 하루평균 주문 건수가 첫 달에 비해 10배로 늘었다고 하니.. 이 매출을 봐 대박임!
올리브영의 성공 신화(?)를 듣다 보니 ‘다른 업체들은 그동안 뭘 한 거야?!’ 라고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물론 경쟁기업도 옴니채널 전략을 시도했었어요.
먼저, 롭스는 ‘롯데온'을 통해 1시간 안에 배송해 주는 즉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하지만 2020년 8월에 본격적인 시작 이후 지금까지 송파 지역에만 한정되었다는 점에서 상용화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여요. 다음으로 랄라블라는 2020년 3월 요기요와 협업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요기요에 입점해서 소비자 인근의 랄라블라 매장에서 제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죠.
하지만 랄라블라와 롭스는 올리브영을 따라갈 수 없었어요. 올리브영이 타 업체에 비해 ‘선점 우위'를 지녔거든요.
➰ 선점 우위 효과, First Mover Advantage.
기업이 시장에 첫 주자로 진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의미해요. 이때, 이익은 무형, 유형 모두 일컬어요. 선발 주자는 후발 주자에 비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어요. 감가상각의 감소, 대량 생산, 경험 곡선 효과, 인프라 구축 등에서 우위를 확보해 생산성 향상 및 효율성 증대를 꾀할 수 있어요. 선발 기업의 가장 큰 첫 번째 매력은 ‘강력한 진입 장벽을 구축’한다는 점이 있어요. 최초로 시장에 진입했기에 일단 소비자의 한정된 기억 속에 먼저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한, 최초이기에 각종 매체가 주목하고, 자연스럽게 홍보로 이어질 수 있어요. 두 번째는 전환 비용에 의한 진입장벽 구축이에요. 소비자들이 후발 진입 브랜드로 바꾸려고 할 때 발생하는 비용, 노력, 심리적 위험 때문에 전환 장벽이 생길 수 있거든요.
➰ 규모의 경제, economies of scale.
생산 규모가 증가할 때 생산요소(노동, 자본 등)의 증가보다 생산량이 더 크게 증가하는 경우를 말해요. 상품을 한 번 더 생산하는 데 있어 드는 비용은 점점 더 줄고, 이익은 늘어나는 경우인 거죠.
H&B 시장분석 1편에서는 랄라블라와 롭스, 올리브영의 속사정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H&B 2편에서는 올리브영이 펼친 여러 전략과 함께 여전히 남아있는 숙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