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린더를 바꾸며

詩 中心

by 허니

책상 위에서

1년을 앉아있던

캘린더를 바꾼다


문득

1월부터 12월까지를 살펴본다


숫자 아래의 빈칸에

듬성듬성

내 1년살이가 묻어 있다


때로는

촘촘하게 메모되어 있는

금년의 궤적(軌跡)이

계절별로 다르다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만나지 못한 친구와의 약속 날짜를 보니

미안함이 밀려온다


오래 살겠다고

약 받는다고

꼬박꼬박 병원 가는 날은 잊지 않았다


바람이 불어서

한 장

눈이라도 내리면

한 장


비가 내리면

한 장

구름이 예쁜 계절에

한 장


그렇게 시간이 스며들며

한 장

또 한 장

인생도 이렇게 흩어진다


너와 나

그리고 세상 모든 것에

지금

감사를 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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