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中心
등줄기에 상처가 어떻게 해서 생긴 것이지 더는 묻지 않기로 했다 추측이기는 하나 불이 분출하던 곳에서 본능적으로 몸을 피하려다 생긴 것은 아니었나 하고 묻고 물었지만 애초 듣는 귀가 없었던 건지 도통 말이 없는 게 답답했다 거친 비바람이 불면 날아다니기도 하고 물을 따라서 내려오기도 하며 어느 이름 모를 나무아래 있기도 했었을 것이다 간혹 지하(地下)에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했다 아찔하다 어찌해서 네 생(生)이 그리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거친 세월을 지내온 것은 분명하구나 수많은 계절을 구르면서 혹은 멈춰 지냈을 고단한 시간을 이제는 그만두었으면 한다 혹 네가 품고 있던 꿈이 소멸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서 편히 쉬었으면 한다 지금부터 나는 네가 어디에서 왔는지 네가 누구인지 어느 누구에게든 말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너의 이름도 비밀(秘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