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리에서

詩 中心

by 허니

우리는 마주 보며 시간을 꼽아 보았다

어설프게 살아온 인생의 어느 장면들을

한 개 혹은 한 줄씩 늘어놓았다

밤사이를 길게 걸었다


이따금씩 기억이 끊어진다 싶으면

자리에서 멈춰

자신을 태우고 있는 나뭇가지를 뒤적이며

그 밑에 타고 있었던 불씨에 숨을 불어넣었다


밤사이 바람이 없어

우리의 이야기가 달아나지 않아 다행이었다


아직

가야 할 곳이 많은 것인지

미련이 있는 것인지

헤아림이 부족한 우리에게

밤하늘의 별과 달은

빛으로

위로를 하는 듯했다


그들 역시 밤사이 총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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