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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니 Feb 29. 2024

새벽에

詩 中心

새벽녘에 본 차도는 비어 있었다

오가는 차는 없고 하릴없는 차선만이 누워 있으며

차선 엄수

라는 도로표지판 글자는 공허하다


새 떼처럼 밀려오면서도 모두 선을 지켰던 지난밤

자기가 가는 방향으로 선을 따라가면서

또 다른 선을 만들었던 그 시간

가로등이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고 있었다


모두가 잠이 들어있는 이 시간에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절대 안 된다

라는 말은 누가 말했나 누가 말했나

중얼거리며

가로등 하나가 차선을 넘나들며

걸어가고 있다


잠에 취한 듯

시간에 취한 듯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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