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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니 Mar 14. 2024

그날 저녁

詩 中心

바람이 잦아드는 저녁

공원길에 늘어서 있던 나무들은

슬슬 퇴근 준비를 한다


저마다 어깨에 내려앉은 작은 먼지들을 털어내며

한껏 기지개를 켠다


오늘의 업무는

지짐거리며 내리는 비 사이에서

제 자리에서  숨쉬기_오전

바람 불고 햇살이 부서지는 산책로에서

바람 세기 측정하기_오후


통계는 분명해야 하지만

분석은 견해의 다름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하니

업무 일지에 그 내용을 꼭 기록하기로 했다


하루를 마감한 나무들은

백팩을 둘러메고는

끼리끼리 냇가로 걸어가 한잔하며 목을 축이고

저마다

내일 날씨를 검색한다


노을이 내려오는

그날 저녁의 사진 한 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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