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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 대하여

詩 中心

by 허니

불현듯

그곳에 있는 백화점이 생각났습니다

백화점 이름이 가물거립니다

지하철역에서 내리면 지하 출구로 연결된

백화점은 비바람이나 추위를 피할 수 있어

아주 편리했습니다

그 동네를 떠난 지 5년이 넘었다고

그 사이, 이름이 흩어진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추위에 두뇌활동이 위축된 것인지

더는 그곳에 볼 일이 없어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주변 건물과 몇몇 가게 이름은 생각나는데

정작 그 백화점 이름은 기억할 수 없습니다

역시나

필요하지 않은 것은 쉬 잊히거나

자주 보지 않은 사람들의 이름이 입에서만 굴러다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잠시, 창밖을 보다가

벚나무가 강한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도

나, 이렇게 이승의 시간이 가는구나


모든 것이

바람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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