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만남

젊은 후배들과의 시간

by 설여사

지난 토요일

남편의 29, 31살의 아주아주 젊은 회사후배들과 술자리를 하게 되었다.

50넘은 아줌마가 젊은 청년들과 이야기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영광이지만 갑자기 와이프를 대동하고 나타난 늙다리 선배 때문에 난처했을 아들 또래의 젊은이들에겐 괴로운 시간이지 않았을까 싶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남편 회사는 집에서 멀지 않다. 그래서 회사사람들과 집 근처에서 술자리를 종종 갖는다. 그리고 술자리에 나를 수시로 불러낸다. 나도 그런 자리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이젠 조금 눈치가 보인다. 그래서 요즘은 안 나가려고 하는데도 남편은 계속 나를 부른다.

다른 남편들은 안 그러던데 나의 남편은 꼭 나를 불러내 술자리를 같이 하고 싶어 한다.

나는 술자리에서 가끔 대담해질 때가 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하면 직설적으로 물어본다. 술자리에서는 허심탄회하게 상대방의 생각을 묻는 나를 당황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난 돌려 말하지 않는다. 남편회사 동료나 선후배들과의 술자리에서도 직설적이다. 다행히 남편 회사분들이 나같이 직설적이고 솔직한 여자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내가 여자사람의 대표는 아니지만 난 남자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여자사람들, 특히 아내들의 생각을 대변할 때도 있고 보편적인 여자사람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나의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사람들과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통해 내가 모르던 남자들의 생각을 알게 될 때도 있고 다양한 인간에 대해 서로 탐구하고 이야기한다. 나도 이런 술자리가 재미있다.


이번엔 남편 또래의 늙은 남자 사람들이 아닌 아들 또래의 젊은 남자사람들과의 이야기도 참 즐거웠다. 나에게 주어진 이런 소중한 시간을 감사히 받아들이며 젊은이들의 고민을 함께 이야기해 보았다.

젊은이들은 결혼 적령기를 맞아 고민이 많았다.

결혼을 하고 싶은데 아직 여자친구가 없는 젊은 청년과 또 다른 젊은 청년은 처음엔 자신이 좋아서 쫓아다니며 사귀어달라고 해서 이제 막 연애를 시작했는데 사귀어보니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 헤어짐을 고민 중이라며 어떤 여자를 만나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생애 최대의 고민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평범한 젊은 직장인들의 고민과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고 싶은 청년과 지방에서 상경해서 어쩔 수 없이 일찍 독립을 해서 살아가는 젊은 청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제 정년을 얼마 남지 않은 아빠또래의 회사선배와 갑자기 2차에 나타난 엄마또래의 그의 와이프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해준 젊은 청년들이 참 예뻤다.

남편과 나는 젊은 청춘들에게 또 하나의 잔소리가 아니길 바라며 조금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 우리가 느꼈던 생각들이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앞으로 살아가는 삶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진심을 다해 이야기해 주었다.

남편은 회사후배 중 한 사람이 너무 맘에 든다며 딸이 남자친구가 없으면 사위 삼고 싶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마지못해 따라 나온 술자리였지만 오랜만에 젊은 사람들과의 신선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끝까지 예의를 갖춰서 편하게 우리와 대화해 준 남편의 젊은 회사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한다. 또래가 아닌 젊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더욱 값진 시간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고루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나를 일깨운다.

항상 깨어있으려 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받아들이려 한다.

나이 듦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생각까지 나이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오픈마인드로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과 생각을 교류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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