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영일 Nov 01. 2023

흑성산(黑城山)

흑성산 산행기

동차가 '독립기념관'이라는 말을 알아듣고 적지  소요시간 친절하게 내한다. 상 참 좋아졌다. 가 사람 말을 알아듣다니....


말에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가끔 독립기념관 둘레길는다. 한 바퀴 돌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병천 순댓국이라도 한 그릇 할 때면 더없이 다.

눈과 입이 즐겁고 마음까지 힐링 걷기 코스로 이만한 곳이  어디 있으랴.... 


한 가지 단점은 오고 가는 길이 막다는 것이다. 차량 시동을 걸면 가장 먼저 시간부터 확인는 이유다.

한 시간 안쪽이달려가지만, 한 시간을 넘목적지를 변경한다.


고속도로가 막히는 날은 답답함을 넘어 짜증 난다. 정체가 심한 날은 나도 모르게 "경부고속도로 확장 공사 좀 하지...." 하는 혼잣말을 되뇌게 된다. 때로는 지루한 정체를 피해 전용차로를 달리는 승합차가 부럽기도 하지만, 짙은 썬팅을 한 카니발을 보면 시샘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목천 IC를 빠져나와 립기념관 주차장에 도착다.
정문 앞으로 나가며 겨레의  사이로 흑성산 과 눈을 맞다. 

여기서 보면 , 본관 건물, 흑성산 봉우리가 으로 맞춰진 것을 알 수 있. 설계단계 주변 지형과 풍수를 고려음이 짐작.


옛부터 이곳은 닭이 알을 품은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영조 때 어사 박문수가 죽자 후손들은 이곳에 묘를 쓰려했다.

그러나 '이곳은 이삼백 년 뒤에 나라에서 요긴하게 쓸 땅이니, 에 묘를 쓰면 이장을 해야 한다'라 지관의 말에 따라 십리쯤 떨어진 곳에 묘를 썼다는 이야기도 해진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절 행정수도 건설 후보지 중 한 곳이었, 전두환 대통령 때 이곳에 독립기념관을 건립했다.


독립기념관 준공을 며칠 앞두고, 큰 화재가 발생해 개관이 이듬해 복절로 졌다. 그 화재 때문인지 외곽으로 4km에 이르는 소방도로가 건설됐고, 그 후 단풍나무가 심어졌다. 지금 우리나라 최고의 단풍길이 되어있다.  


이 길을 걷자면 나만의 사색 공간에 들어온 것 같고, 여러 번 도 싫증 나지 않 하는 있다.


여름에는 단풍나무 아래로 시원하게 걸을 수 있고,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름답다. 겨울에는 눈 터널이 만들어지고, 봄에는 철쭉꽃이 활짝 핀다.

보물처럼 꼭꼭 숨겨놓고 혼자만 즐기고 싶었는데,  세상에 너무 많이 알려졌다.

독립기념관과 흑성산

이 좋은 곳을 혼자만 보겠다는 이기적 욕심은 버리고, 많은 람들과 함께 즐기는 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옳은 태도가 아닐까 싶다.


독립기념관 건립을 위해 많은 사람들 성금을 다. 코 묻은 돈까지 반 강제로  했지만, 그 덕분에 드나들 기고 있지 않는가.

단풍나무숲길 입구
단풍나무숲길
단풍나무숲길

단풍나무길 입구를 지나며 완만한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경사가 급해지고 독립기념관 뒤쪽으로 돌아갈 때쯤 흑성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눈에 든다.


여기로 올라가면 동쪽능선을 올라 정상을 가로질러 반대쪽으로 하산할 수 있다. 산을 내려서면 단풍나무길 다시 나게 된다. 흙길과 나무계단을 이십 분 정도 올라 능선에 닿고, 콘크리트 길 지나 정상에 도착한다.


서편 전망대에 올라서, 고 낮은 건물들로 가득 찬 도심눈에 들어온. 보이는 모습과 달리 조국 광복을 위해 수많은 애국지사를 배출한 충절의 고장이다. 스한 가을햇살 시가지 여기저기 짚어보며 천안의 화려한 미래를 응원한.


얕은 언덕 위에 화강암으로 만든 아담한 정상석이 박혀있다. 여느 산과 달리 디자인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흑성산 정상석

정상석 뒤로 돌아 하산을 시작한다. 몇 발짝 걸으니 독립기념관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 이른다. 앞이 시원하고 가슴이 뻥 뚫리는 풍광이 펼쳐진.   


아 ~ 정말 멋지다!


발아래 독립기념관이 내려다 보이고, 저 멀리 병천 읍내까지 한눈에 든다.

풍수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곳에 서면, 명당 터가 바로 이런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곳이다.


저 아래 독립기념관 마당에서 시끌벅적하게 휴일을 즐기는 인파들도 이곳의 기막힌 조망은  수 없다.

여기에 올라 본 자 만이 독립기념관과 흑성산을 제대로 봤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흑성산은 독립기념관의 진산(鎭山)이다. 이곳에 오르는 것은 단순한 등산이 아니라, 우리나라 독립운동 역사와 의미를 다시 한번 각해 보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임을 선언하노라'


104년 전 독립정신을 기리며,

반만년 이어온 역사가 중단 없이 발전하고, 세상의 중심으로 나아가길 열망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독립기념관


작가의 이전글 비로봉 가는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