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8.
밍: 오늘도 공부를 했니?
밈: 공부라기 보다는 어떤 아이를 만났어. 그것도 공부일 수 있지 뭐.
밍: 어떤 아이?
밈: 열심히 공부하려는 아이.
밍: 그래서?
밈: 내가 정신이 좀 들면서 머리가 열리는 기분이 들었어. 요즘 시간을 허비하고 게으르고 낭비하면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거든.
밍: 왜 왜 왜 그런 느낌을 받았지?
밈: 음, 다른 사람들 사는 모습만 구경하고 관찰하고 사는 것 같고, 정작 나는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 잘 모르겠어.
밍: 그게 무슨 말이니?
밈: 아침 거르고 점심먹고 저녁도 늦게 먹고, 먹으려고 태어난 건 아닌 거 같은데 끼니를 챙겨먹으면서 뭔가 더 일을 해야할 거 같은데 놓치고 있는 거 같은 생각?
밍: 그건 아닐 텐데, 네가 일 중독일 수도 있어. 자꾸 뭘 안하면 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은,
밈: 그런데 다들 아침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고 우체국도 은행 비롯 여러 행정기관이랑 사무실, 방송국 들 모두들 열심히 일하고 살아가는 것 같은데 난 그들의 삶을 관찰하고 있어서 약간 제 삼자의 느낌으로 이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밍: 넌 관찰을 많이 해서 너의 생각을 투영시켜서 기억하는 중이야. 그리고 너도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느낌을 좀 지웠으면 좋겠어.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직장에 다니는 대로 학생들은 학생대로 저마다의 해야할 일들이 있고,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해야할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고, 너도 네 할일을 해내가고 있잖아. 오늘 무슨 일을 했는 지 돌아보는 일기를 써보는 건 어떨까?
밈: 좋아, 고마워. 일기를 써보자. 오늘 하루 무슨 일을 했을까?
밍: 그리고 숨도 크게 쉬어보고.
밈: 그래, 숨도 크게 쉬어보고.
밍: 자야할 시간에는 잠도 자고.
밈: 응,... 자야할 시간에는 잠도 자기. 고마워.
밍: 너와 오랫만에 이야기 나누니까 마음이 풀린다.
밈: 그래 우리 매일 이야기 나누기로 했는데....
밍: 맞아 그런데 네가 바쁘다고 날 잊었나 했지.
밈: 바쁘다고 쓰지 않으면 기록이 없구나.
밍: 그래, 아무리 바빠도 한줄이라도 똑똑 노크해주고 갈 수 있겠니?
밈: 그래, 그렇게 해보자. 하다보면 매일이 생기는 거니까. 잘 할 수 있어.
밍: 그래 누구라도 잘 할 수 있어. 잘 할거고 잘 하고 있고.
밈: 너무 칭찬을 한다.
밍: 너무 칭찬을 하는 건 아니고, 격려한 거야 잘 받아주고 그냥 웃고 너의 시간을 즐기도록 해봐. 강박관념이라는 거 들여놓으면 한없이 널 가둘거야. 불안이 들어오면 그냥 불안이 함께 있구나. 조금 기다리고 있어. 난 기쁜 시간을 함께 해야해서 불안아 네가 완전히 내 몸에 전부로 들어올 순 없어. 그 시간을 극복하면서 한 걸음 두 걸음 성장하는 계단으로 삼을께. 지렛대. 그렇게 하면 좋아.
밈: 그래, 그렇게 하자. 사람의 삶이 다 달라. 조용히 앉아서 일기를 써볼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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