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취준대신 세계일주
1. 불안과 초조 그리고 결심
이틀 뒤면 한국을 떠난다 그냥 조금 긴 여행을 갈 뿐인데 불안하고 초조하다
오래 혼자 두개 될 여자친구와 마음을 잘 정리하고 걱정하는 부모님을 거짓말을 섞어 안심시켜 드렸다.
내 여행을 오랫동안 지지해준 친구들의 연락에 일일히 답장할 여유는 없어 마음 속으로만 감사했다
짐을 다시 점검 하고, 계획을 검토하다 그냥 다 내려놓고 동네 카페로 나왔다. 걱정해서 뭐 하냐 싶어서.
어떤 계획이고, 걱정이던 방글라데시 공항에 발을 내딛는 순간 전부 사라지고 다시 쓰이게 될텐데.
이 여행에서 나에게 필요한 건 철저함 보단 유연함 그리고 꾸준함이다
전부 잡으려다 놓치지 않길 다짐하고 다짐했다.
2. 여행 인플루언서 되지 않기
이번 여행에서 유튜브, 인스타그램, 브런치에 내 생각들을 담을 계획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집착하는 나를 목격했다. 브런치 팔로워 수, 인스타그램 조회수를 틈날 때 마다 확인 하는 모습이 건강하지 않았다.
그거 본다고 오르냐고.. 주식 차트를 보며 기도하는 멍청이와 다를게 없는 행동이었다.
세계여행 과정을 공개적으로 기록한다는 목표가 → 여행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한 여행으로 변질되어 간다.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이번 여행에서 나에게 중심은 ‘여행’이지 ‘여행 인플루언서’가 아니다.
여행만 있다면 훨씬 편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났을테다.
생각하고, 집중하고, 깨달으려 애쓰자.
3. 끝없는 자기위로
한 편으로 한동안 미뤄놨던, 다녀와서 뭐하지? 라는 걱정과 불안이 덮쳤다. “여행을 다녀오면 백수인데 내가 잘 취업할 수 있을까”, “지난 여행을 후회하며 일반적인 삶을 사는 나를 스스로 비난하고 연민하면 어떡하지” 따위의.
일단 떠나면 뭐든 얻을 수 있다. 지난 내 삶이 증명한다. 고양시에서 서울시로, 서울시에서 포항시로, 포항시에서 대전시로, 김포시로. 공간이 바뀔 때 마다 내 세상은 극적으로 넓어졌다.
떠나서 스쳐지나간 생각과 경험, 장면들은 내 삶 속에서 언제든 불쑥 튀어나와 영감이 되리라 믿는다.
뭐 아무것도 얻지 못하면 그냥 평생 휴가 끌어 쓴 셈 치지 뭐.
지금껏 쉼없이 달려왔잖아.
그냥 세상 땅 여기저기 밟아본 경험 자체로 의미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