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에게는 반가운 4일 휴일이다. 토, 일, 월, 화를 쉬는 5월 초에 집과 거리가 있는 여수를 아침 일찍 출발했다. 중간쯤 휴게소에서 치즈구이를 사 먹었는데 생각보다 고소하지 않았다. 휴게소에서 손바닥 절반 크기의 가격이 4천원 인데 맛은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다음부터는 직접 치즈를 사서 구워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4시간에 걸쳐 도착한 곳은 이순신광장이었다. 마침 행사 기간이라 붐비지는 않지만 적당한 사람들이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다.
여행에서 즐거움이 새로운 풍경을 보거나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찾는 것이다. 여러 가지를 동원해서 찾은 "순이네 밥상"은 가성비 높은 식당이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거의 세 가지 식당으로 나뉜다. 첫째 번호표를 뽑고 한참을 기다리는 곳, 둘째는 고급스럽고 비싼 곳, 셋째는 손님이 거의 없어 문 닫을 예정이거나 폐업한 곳이다. 둘째에 들어가면 거의 호구가 되는 곳이다. 맛은 평범한데 가격이 비싸서 먹으면서 후회하는 곳이다.
첫째는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두세 시간을 기다리지만 맛있고 가성비가 있는 곳이라 먹으면서 만족하게 된다. 그래서 그 많은 사람들이 문전성시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이번에 간 곳인 순이네 밥상은 173명을 기다리며 두 시간을 식당을 배회하며 기다렸다. 요령이라면 여수시 이순신광장을 도착하자마자 식당번호표를 뽑아 관광을 먼저 시작했다. 사실 차를 주차할 곳이 없어 몇 차례 주위를 배회하다 시에서 운영하는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모든 골목이 파킹되어 있어 도로든 길목이든 주차가 어려웠지만 공공주차장에 주차해서 관광하는 동안 마음은 편했다. 여수를 떠날 때에 몇 시간을 했는데도 무슨 이유인지 무료였다. 축제기간이라 그랬는지 이유는 명확히 모르겠다.
이순신광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딸기모찌 파는 선전을 많이 했다. 호기심으로 10개에 39,500원, 아이스크림 1개 6,500원을 샀다. 남들이 줄 서서 사기에 3대 여수딸기 모찌에서 샀다. 점심 먹기 전이라 아이스크림이 작아서 더 맛있게 느껴졌다. 점심을 위해 모찌는 참았다. 다음날 아침 대용으로 딸기모찌를 먹었는데 가격 대비 맛은 실망스러웠다. 일반 찹쌀떡처럼 찰기가 부족했다. 다음에는 패스하리라 생각했다.
30분 전부터는 식당 번호가 지나면 안 되기 때문에 식당 앞에서 눈이 빠져라 순서를 기다렸다. 의외로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기다리는 동안 여자 사장님이 밖을 나와서 동정을 살폈다.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나누며 많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한다. 자기 이름이 진짜 순이라고 하며 이 씨라며 웃는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니 얼마나 흐뭇할까라고 난 생각했다.
드디어 2시간이 지나고 우리 차례가 되었다. 무슨 로또가 된듯한 기분이다. 운 좋게도 창가 쪽으로 좋은 자리가 배정되었다. 우리는 갈치조림정식을 시켰다. 갈치조림이지만 간장게장, 양념게장도 듬뿍 나온다. 게장을 좋아하는 남편은 순식간에 게장을 먹어버렸다. 먹다가 미안했는지 나에게 매운 거 안 좋아하지 하고 묻길래 나도 좋아한다고 하니 내 앞그릇에 한 놈을 올려놓는다. 지나가던 이순이 사장님이 나에게 아는 척을 하며 반가이 인사하며 게장 더드릴 까요 하고 말을 건넨다.
나는 덥석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자마자 이순이 사장님이 함박웃음을 하며 빈 그릇을 가져가신다. 잠시뒤 푸짐하게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가져다주신다. 우리는 갈치조림과 같이 맛있게 먹었다. 역시 잘 되는 식당은 친절하고 푸짐하게 맛있는 음식을 주니까 저 많은 사람들이 몇 시간을 기다리는구나 싶었다.
장사도 몇 가지 원칙을 잘 지키면 망하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내가 퇴직하면 식당이든 찻집을 할지 안 할지는 모르지만 맛집을 다니면서 많을 것을 배우게 된다. 첫째 가성비 있게 가격책정, 둘째 친절 셋째 청결이다. 이 세 가지만 충실히 한다면 기본을 하리라 생각된다. 샐러리맨들이 남 밑에서 일하다 보면 한 번쯤은 누구나 사장을 꿈꾸지 않을까
든든히 밥을 먹고 다음 행선지는 향일암이다. 여수시 돌산읍에 위치한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로 해는 지혜와 자비의 상징으로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수행처이다. 백제 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으며, 유명한 암자이자 명소이다.
올라가면서 바다를 보는 즐거움에 발의 고단함을 잊을 수 있다. 걷는 만큼 보는 즐거움과 건강 저축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행은 더욱 의미가 있다.
그다음 목적지는 오동도이다. 여수시 수정동 앞바다에 위치한 섬이다. 오동나무가 많은 섬이라 오동도였지만 지금은 동백나무로 더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해상동굴, 등대, 동백숲 산책로, 해양기상과학관이 있다. 우리는 아슬아슬하게 6시 전에 도착해서 해양기상과학관을 관람했다. 이왕이면 6시 이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엘리베이터가 크지만 사람 수용이 적다. 늦게 탄사람은 내리라는 멘트를 하기 때문에 5명 정도 넘으면 안 된다. 운 좋게 멋진 구경을 하였다. 작은 나라이지만 가는 곳마다 아름답게 조성된 풍경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게 된다.
다음 목적지는 광양시 구봉산 전망대이다. 작은 봉우리 9개가 이어진 모습이라 구봉산이라고 하여 구봉산전망대는 해돋이, 야경, 도심 전망을 할 수 있다. 현재 공사 중이지만 올라가서 구경하는 데는 괜찮다. 공사 중이라 사람은 거의 없어서 구경하기에 더 좋았다. 올라갈수록 가파르지만 가파른 만큼 멀리까지 전경을 보기에 좋았다.
끝으로 간 곳은 화개장터와 쌍계사이다. 두 시냇물이 만나는 곳에 지은 쌍계사는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 위치한다. 하동군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4만이나 생활인구는 46만 명이다. 생활인구란 통근, 통학, 관광 인구 등을 뜻하며 전국 인구 감소 지역 중 세 번째로 높은 생활인구를 기록했다. 이전에 방문한 단양군의 경우도 주민등록인구수는 2만 7천 명 정도이나 생활인구는 10배 이상인 31만 명이 달했다. 이런 지역의 특징은 관광의 활성화 덕분이다. 하동군에서 차축제가 한창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임실 N펫스타는 전북 임실군에 위치한 오수의견공원에서 했다. 오수개는 주인을 구하기 위해 불을 끄고 목숨을 잃은 충견을 기념하기 위해 오수의견공원이 있다. 개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축제장이다. 우리는 개에 대한 관심이 적어 치즈만 사가지고 돌아왔다. 많은 지자체에서 다양한 축제를 한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지역적인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낀다. 세상은 다양하고 멋진 행사와 자연이 펼쳐진다. 보는 만큼 더 많은 호기심이 생기고 다음 여행지에 대한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