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되지 말라는 조언 앞에서

지식과 역량의 복리 효과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투자자 비노드 코슬라가 한 젊은이에게 던진 질문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그는 예상을 뒤엎는 답변을 내놓았다.

"전문가가 되지 마라. 제너럴리스트가 되어라."


1970년대 인도에서는 TV도, 전화도, 수돗물조차 대부분의 가정에 없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 코슬라는 단언한다. 앞으로 15년간 우리가 목격할 변화는 지난 50년의 변화를 훨씬 능가할 것이라고.


그가 제시한 타임라인은 충격적이다. 3년에서 5년 내에 AI는 대부분의 직업에서 80%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10년에서 15년 후에는 인간이 하는 거의 모든 일을 AI가 할 수 있게 된다. 심장 외과의나 뇌외과 전문의조차 예외가 아니다. 단지 규제 때문에 AI의 집도를 허용하지 않을 뿐, 기술적으로는 인간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미래 앞에서 20대가 선택해야 할 길은 무엇일까? 코슬라의 답은 명확했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학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용접을 배우거나 재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새로운 영역이든 빠르게 뛰어들어 배울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70세의 그가 지금 인생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학습하고 있다는 고백이었다. 세포 치료부터 핵융합, 증기 엔진의 카르노 효율까지, 전혀 다른 분야를 넘나들며 대화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제너럴리스트의 힘이다.


컴퓨터 사이언스를 예로 들면서 그는 중요한 통찰을 제시한다. 프로그래밍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컴퓨터 사이언스가 가르치는 '사고방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에서는 이미 35%의 코드가 AI에 의해 작성되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사고, 아키텍처 설계, 근본 원리부터 생각하는 방식은 여전히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의 조언 중 가장 마음에 와닿는 부분은 '복리 효과'에 대한 이야기였다. 레스토랑 웨이터로 20년을 일해도 첫 해에 배운 것 이상의 전문성을 얻기 어렵다. 하지만 올바른 직업을 선택하면 지식과 역량이 시간이 지날수록 복리처럼 쌓인다. 재무적 복리의 원칙을 지식과 역량에 적용하라는 것이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고 해서 미래가 극적으로 달라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의 말이다. 우리는 단지 어떻게 달라질지 모를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일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코슬라는 정반대로 본다. 오직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일들만이 중요하다. 우리는 단지 수천 개의 가능성 중 어느 것이 실현될지 모를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의 답은 '민첩성(agility)'이다. 트렌드를 따라가고, 빠르게 움직이며, 적응력을 키우고, 근본 원리부터 사고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AI가 모든 일자리를 없앨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AI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AI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먼저 대체될 것이라는 사실.


R&D 전략을 기획하는 나에게 이 인터뷰는 깊은 울림을 주었다. 우리가 지금 기획하는 연구개발 과제들은 과연 3년 후, 5년 후에도 의미가 있을까? 전문가 육성에 초점을 맞춘 인력 양성 계획은 타당한가?


코슬라의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렌즈를 최대한 넓게 당겨라. 가장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라. 그리고 무엇보다, 멈추지 말고 배워라.


당신은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는가, 아니면 제너럴리스트로 진화하고 있는가?


참고영상: https://youtube.com/shorts/Ag52tdt8vl8?si=KctrJEGAgTEGF_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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