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1일,서울 중부 기술교육원의 웹 콘텐츠 디자인 과정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있는 날이다. OT 담당하는 행정담당자가 간단한 인사 후 교육원 소개 , 과정 소개, 입학생 준수 사항,수료기준을 설명하였다. 수료 후 취업연계 제도가 있다 하니 구직자들은 학업성취도와 출석, 둘 다 중요하다. 담당자와 담당교수가 출석을 강조하며 도중에 그만두지 말고 끝까지 배워서 수료 할 것을 당부한다.
나는 내년 1월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어렵게 찾은 기회인데 완주해야지 결심을 다졌다.
내 나이에 배우는 즐거움과 창업기회도 있다니 잘 왔다 싶었다. OT를 들으며 오랜만에 배움의 기대에 설렜다 교육 기간은 2022.9.1~2023.1.30.매주 월~금 09:00~16:30까지.수업일은 총 90일이다. 굳어진 내 머리에 포토샵과 일러스트, 웹디자인,
사진 촬영, 각종 SNS 마케팅, 온라인 쇼핑몰과 홈 페이지 제작에 관한 교육이 들어갈 뇌 영역이 남아 있을지 걱정 반 기대 반 속에 행정 담당 자의 설명이 끝났다. 출석 80% 미달은 수료가 안된다. 수료가 안되면? 기업체 취업 추천대상에서 제외될 것 같다(개인 추측)
출석은 등록한 지문으로 체크하므로머리를 굴려도 변칙으로 출석률 높일 여지가 없다. 신경 쓸 필요 없건만 며칠 결석하면아웃인지 자동으로 헤아린다. 무슨 심산인지.
웹 콘텐츠 디자인 과정을 가르칠 선생님은 두 분인데 주강사인 안 교수님이 커리큘럼에 관해 말했다.
-이 과정은 웹에서 기본 기술인 포토샵, 일러스트, 사진 촬영 기술을 배워 디지털 이미지를 창작하는 기술교육이다. 이를 활용한 온라인 쇼핑몰, 사진이나 이미지의 디지털 디자인과 제작, 브랜드와 로고제작방법을배우며검색과 데이터 활용법, SNS 마케팅, 온라인 시장 이해하기, 판매기술 학습 등등... 을 배은다.
이전 과정에선 5개월 교육을 잘 받곤 수료하면 그걸로 끝나는 경우도있었는데 이번차수부터는 여러분들이 실 매출이 나고 창업도 하도록 수업을 할 계획이다-
마지막에 교수님이 힘주어 말씀했다.
"여러분들이 5개월간 충실히 과정을 배우면 포토샵과 일러스트 자격시험은 어렵지 않다. 온라인 쇼핑몰도 5개월 중에 여러분 스스로 제작하고 상품 등록하며 매출이 나오도록 만드는게 제 목표다. 열심히 가르쳐 드릴 테니 모두 수료하시고 매출도 대박 냅시다. 할 수있습니다!!"라며 미션을 주신다.
학생들을 둘러보니얼추 40대 이상 남녀가 많다. 취미 삼아 5개월 다니러 온 사람은 아마 없는 것 같다.
5개월간의 교육, 그것도 등록금, 교재, 중식 모두 전액 무료이고, 수료하면 취업도 연계해 주거나 창업 컨설팅도 해준다. 내겐 꼭 필요한 딱 맞춤 교육이다! 서울에서 40년 간 세금만 내고 살았는데 살다 보니 이런 혜택도 생긴다. 전 직장에서 치열한 입과 경쟁 치른 외국어 합숙교육 이후 최고의 교육기회다.
컴맹이 된 사유야 뻔하다. 현재 60대 이상 세대가회사 다닐 때, 신입 때는 컴퓨터나 인터넷 나오기 전이라각종 보고서를 손기록하며 보조 역할했고, 직급이 오를수록 실적 챙기기, 보고, 결재하기에 급급했다. 컴퓨터가 도입된 이후엔 보고서나 기획서는 직원에게 시키고 실적과 조직관리가 우선이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니뭐니 했지만가능하면 피했다. 웹의 물결이 높아질 때 쯤에 50대 중반이 되고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어느새 정년이 된다. 내가 그랬다.
입학하려면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친다.
8월 말,30대 둘과 셋이 면접실에 들어갔다. 면접관이 내게 웹 콘텐츠 디자인 과정을 지원한 목적을 물었다.
"제 나이에 쉽진 않겠지만 웹디자인과 쇼핑몰 제작기술을 배워 우선 내 쇼핑몰을 잘하고 싶다. 그리고 여기서 배울 웹 디자인과 콘텐츠 제작 기술 수준을 강사 수준으로 올려서 시니어들 대상으로 재능기부를 하려고 신청했습니다."
내답변 후 면접관이 어슴프레 고개를 약간 끄덕이는 것 같아서 조금 기대했지만나이는늘 핸디캡이다.
젊은이들이많아서떨어져도 할 수 없을 거라며 스스로 예방주사를 놓았다.
나흘째 합격을 알리는 문자가 왔다.
앗싸 합격이다!!
교육 신청하길 잘했다. 신청 며칠 전이다. 신청할까 말까 망설이는데, 문득 현대 정주영 회장이임원들에게일침줄 때 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임자, 해봤어?"
그 말이 딱 들어맞았다. 저질러야 일이되겠지 싶어 '교육 신청' 이메일 보내기를 눌렀더니 결국 합격 통보가 날아왔다. 뭐든 두드려라!
이 과정을 잘 따라가면 포토샵, 일러스트, 사진 촬영, 브랜드 제작, SNS 마케팅, 쇼핑몰 제작을 할 수 있는 디지털 디자인의 기초 기술을 가질 수 있다. 아마도 좀 더 공부하면 나 만의 이미지 제품ㆍ디자인 제품과 디자인을 활용한 주문 상품을 생산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즉, 나 만의 디자인 기술, 창작 공장, 전시 판매 점포를 가지게 된다. 비록 언제가 될지, 얼마나 엄청난 노력을 해야될지는 모르지만.......
이런 신통한 일이 60대인내 앞에 다가오고 있다. 나의 디지털 경쟁력 아닌가!
WEB창시자가 그랬던가, " 누구나 WEB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
서울시 중부 기술교육원은 나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은퇴 이후의 배움과 희망을 주었다.
5개월 간 무조건 과정을 따라가면 웹컨텐츠나 이미지 디자인을 스스로 할 줄 아는 기본은 되겠지. 그 과정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도전하고 배우는데는 나이가 없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