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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몬 Nov 15. 2022

60대에 디지털 노마드 되記(3)

서울 중부 기술교육원 웹 콘텐츠 디자인 과정


서울 중부 기술교육원에 입과 한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그래도 꼬박꼬박 출석 잘하니 다행이다. 그 대신 모임 참석이 줄자 왜 안 나오냐고 묻는다. 내년 1월까지 컴퓨터 배워서 참석 못 한다고 하니 한 마디씩 한다.


" 이 나이에  컴터 배워 써먹을 데 있나?" ,

" 돈 그만 벌고 좀 쉬어라",

" 새롭게 도전하는 용기가 대단하다."

" 술 마시고 노는 것보다야 낫다."



은퇴 후 계속 놀면 편하고 좋다. 반면 몰입할 취미가 딱히 없는 나로선 생활이 불규칙하고 술 횟수만 늘어서 복부비만과 다이어트를 반복한다. 구십세일지 백세일지도 모를 노후 필요한 자금도 걱정된다.

새로운 뭔가 필요했다.        





교육은 오전 9시에 시작한다.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기를 쓰고 과제 그리기를 따라가면 금방 점심시간이 된다. 식사는 무료. 때론 맛난 것도 나온다. 내게 매일 점심 사주는 절친이 생긴 셈이다. 서울시 예산으로 운영하니 당연 팍팍한 예산이겠지. 그 돈으로 맛난 식사를 만들어주는 '동원 푸드' 분들이 고맙다. 급식업체에게 급식단가를 적절히 책정해주면 좋겠다. 서울시 의회에서 가끔 점검 차 오던데 우리 교육생들이 잘해서 서울 시와 의회의 지원도 충분히 확보하면 좋겠다.


웹 콘텐츠 디자인 과정은 포토샵과 일러스트, 온라인 쇼핑몰 제작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디자인 기술을 배운다. 관련된 자격증은 GTQ(그래픽 기술자격시험)컴퓨 그래 픽 기능사가 있다. 두 가지 다 취업과 창업에 도움이 된다. 우리 과정 정원은 삼십 명인데 경단녀ㆍ취준생ㆍ은퇴자로 편성돼있다. 나를 포함, 60대 4명은 모두 컴맹 수준이다. 수업 시간의 질문자는 대개 너무 몰라 너무 답답한 60대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에게 챙피하기도 하고 눈치도 보인다. 그러다 결국 해프닝이 터졌다. 60대 1명이 몇 분 동안 계속 질문해대자 교실 분위기가 싸~ 해졌다. 이럴 땐 나도 짜증 난다. 질문하지 마라 할 수도 없고 가만히 있기도 애매하다. 동년배가 제동을 걸어야하는데...


마침 담임교수님이 교실 뒤에서 실습 준비하다가 뜬금없이 계속하는 질문을 듣곤,

"이제부터 질문은 시간당/인당 1개씩만 하세요"라고 질문 봉쇄를 했다. 그럴 줄 알았다~~



                                                  <강의장/실습장 겸한 교실>




10월 초부터 교수님이  각자 스마트 스토어를 개설하고 시월 중순부터는 판매할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보잔다. 벌써??

몇몇은 적극적이다. 내 생각엔 약 3개월 정도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집중해 배운다. 완전 초보를 면하면 두 가지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머그컵·티셔츠 ·휴대폰 케이스에 인쇄할 그림을 디자인하고, 로고도 개발새발 그리며 디자인 전사지(특수 프린트 용지)를 제품에 프린팅하면 좋을 텐데....... 너무 서두르지 않길 바랐다.


그러나 교수님은 삼사 개월 배운 후에 제품 제작을 배우면 과정 끝나는 때가 되어도 여러분은 쇼핑몰에서 판매할 상품도 만들지 못하고 쇼핑몰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을 거라고 경험을 설파한다.

할 수 없지  '무조건 따라간다'.


10월 중순부터 교수님의 지도하에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를 이용한 쉬운 광고 이벤트

디자인 작업도 계속했다. 그런 후 강의가 끝나면 선생님은 그 시간에 작업한 과제를 우리 과정의 카페에 올리라 했다. 난 단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창피했쫄았다. 그러다 지난주 처음 과제 결과물을 카페에 올렸다. 누가 봐도 초짜 디자인인 줄 단박에 안다.바닥 수준이다. 

글을 쓸 때도 나 자신을 내 보여야 하듯이 디자인도 자신의 부족함을 내보이면서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가 보다. 중도 포기만 하지 말길....



                                                  <학우들의 과제 결과물>




                                    <졸작. 명함 내밀 수준 되려면 몇 개월? 몇 년?>






두 달 정도 포토샵과 일러스트 공부를 하면서 이게 좋은 이유를 정리했다.



젊은이들은 SNS을 이용해서 비즈니스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가 대세이다. 이 경우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잘 사용하는 젊은이는 그러한 연결 관계에서 단연 돋보 이며 비즈니스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은 이 두 가지를 배우고 싶어 한다.


그러면 50대~60대 이후에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배우면 뭐가 좋을까? 나는 초보이지만 확실히 좋은 점이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특히 나처럼 특별히 몰입하고 있는 취미가 없거나 못 찾은 분 (골프나 등산 이런 거 말고~~), 또는 정말 내가 몰두할 수 있는 뭔가를 찾는 분이라면 이 두 가지 프로그램을 권한다.



<포토샵과 일러스트가 좋은 이유 7가지, 제 생각이니 참고하십시오>


1. 두 가지 프로그램 똑같이 집중을 요구해서 몰입도 높다. 재미도 있어서 오랜 기간 이 일에 집중할 수 있다(재미없으면 오래 못한다)

2. 배울 때는 어디에 쓸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르면 과제를 하면서 창조감과 충만감을 느끼므로 일상이

재미있어지며, 정신 건강에 좋다.

3. 노트북이나 태블릿이 있으면 시간 날 때마다 할 수 있다(버스나 지하철 타면 금지, 내릴 곳을 놓친다)

4. GTQ 등급, 컴퓨터 그래픽, 일러스트, 인디자인(인쇄 편집용), 동영상 등 조금 높은 목표가 보이면 나를 향상 시키려는 동기가 일어나서 선순환이 계속된다.

5. 꾸준히 하면서 스트레스 조금 받으며, GTQ 등급이나 컴퓨터 그래픽 자격을 따고, 용돈을 벌 수도 있다. 온라인 디지털 사업에 뜻을 둔 분은 매진하시길. 온라인 비지니스의 기초이며 엄청난 사업 확장성이 있다.





6. 노안이라도, 기력이 약해도, 확대 축소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PC 마우스를 움직일 기력만 있으면 90세까지도 모든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7. 몰입하여 디자인을 함으로써 우울, 치매, 경제적 결핍 등 노년기에 닥쳐올 많은 고통을 이겨내는 묘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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