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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몬 Feb 17. 2023

60대가 디지털 노마드되記(11)

썰렁한 수료식

     1월 26일,   디자인 컨텐츠 과정 수료식은 조촐하고 썰렁했다. 전원 구직자인데 취업된 학우는 전 직장 경력으로 취업한 남성 두 명뿐. 기쁨, 축하, 격려, 뿌듯함, 보람 같은 단어는 쓸 자리가 아니었다.

반면 컴퓨터그래픽과정은 게시판에 취업 알림 글자주 나붙었고, 방송영상 크리에이 도 취업률이 높다고 한다. 우리 과정이 모집 미달인 이유도 취업률과 상관이 있는 것 같다. 취업률이 낮아서 신입생 모집이 미달이었고 그래서 나처럼 60대도 입학이 가능한 건 아닐까. 실제 학기 중간에 계속 입학자가 생겼다. 

 디자인 컨텐츠과정은 많은 학업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정된 시간에 여러 가지를 배운다. 그러다 보니 가짓수는 많은데 마땅히 먹을 거 없는 음식 같다. 차라리 중요한 기능 한두 가지 숙련에 초점을 두는 게 좋겠다.


수료식은 담당교수님의 격려말씀에 이어 개인별로 수료증을 나눠 주며 20분 만에 끝났다.  단체 사진 한 장에  5개월 간의 동기생들을 담았다. 헤어질 때 서로 고생했다며 격려하고 잠시 인사를 나눈 후 하나 둘 교실을 나섰다. 모두 원하는 대로 취업하면 좋을 텐데....



     

     나로선 50대 이후에 받은 교육 중 가장 오래, 가장 열심히 공부한 과정이었다. 흔히 교육 마치고 교육장 문을 나설 때 배운 것 다  나온다는 기업 내부 교육과 달리, 노후에 할 일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계기가 된 교육이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 쇼핑몰에 필요한 디자인 기초를 배우며 디자인 마켓에서 자력으로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많이 접해본 기회였다. 수료 후 무엇을 할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디자인업계 동향을 보면 디자이너의 기회와 선택이  많아졌고 배울 것도 많아졌다. UI, UX, VR, AR, 퍼블리싱 등의 분야에 디자이너 수요가 커졌고 디자이너도 코딩을 알아야 하는 분위기다. 그래픽과 편집 디자인만으론 한계가 보이므로 온라인, 영상, 코딩, VR을 배우려는 멀티플레이어 지향 디자이너가 많아지고 있다. 일찍 제법 큰 부를 축적하는 기회도 많아졌다. 웹툰은 물론이고 네이버나 카카오의 캐릭터 말고 <무직타이거 .뚱랑이>처럼 개인 디자이너들의 빅히트 상품도 생겼다. 계속되는 특근과 저임금에 시달리던 디자이너들에게도 새로운 기회와 경제적 성공의 롤모델이 생기고 있다.




   

    이제부터 나는 어느 분야를 더 배우고 집중할지 정해야 하는데 배울게 많아 아직은 막연하다. 배운 것들을 좀 더 깊이 있게 공부를 하는 건 당연하지만 우선 컴퓨터 기초 공부가 필요하다. 모니터만 보면서 포토샵 메뉴화면, 컨텐츠, 단축키를 사용할 줄 알아야 되는데, 모든 것을 자판을 보면서 독수리타법으로 입력하니 수업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학습 지연과 제 때 실습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실전에서 자판을 보며 더듬거리면서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만지면 고객이 주문을 취소할 것 같다. 마치 축구선수가 드리블도 못하면서 시합에 나간 꼴이다. 30대~40대처럼 교수님이 가르치면 귀로 듣고 눈은 모니터를 보며 바로 실행 키를 치는 속도로 숙련시키지 않으면 생산성과 납기도 엉망이 될 것 같다.  집 근처 컴퓨터학원은 대부분 코딩학원이라서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의 학원을 답사했다.   


첫걸음을 시작한  시각 디자인 능력을 실무 디자이너 수준으로 향상하려면 GTQ 1급 자격증과 컴퓨터그래픽 기능사 자격증을 목표로 공부하고 그 후 디자인 이론 공부와 실무도 배워야 한다. 여하튼 1년 간 더 배우면서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설정해야겠다. 혼자서도 디자인할 능력을 갖추려면 얼마나 공부해야 할지 알 수 없지만 그때까지 가 볼 작정이다. 우선 며칠은 아무것도 안 하고 쉬며 고향에 다녀온 후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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