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by 포시티브

꼭대기에 앉아있는 한 사람

지나가던 몇몇이 신고도 해보고

내려오라고 소리도 질러본다


위에 올라간 사람들은 그의 양팔을 부여잡고

같이 내려가자고 말한다

하지만 이 남자 끄떡없다


사람들이 왜 그러냐고 물어도 답이 없다

그때 한 여성이 다가와 그 남자를 꼭 안는다

“내려가자 ..... 이제 집에 가자“


미동도 없던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여성의 팔을 붙잡고 엉엉 운다

참았던 말들을 밀어낸다


“여보 난 저기서 사는게 너무 지옥같아 어제까지 나랑 술한잔 했던 후배는 오늘 죽었어 선배님들이 곧 창석이 죽는다, 죽을 것 같다 너가 잘 챙겨라 해서 내가 어제 마지막까지 같이 있었는데 집 가는 길에 ... 나는 매일매일 죽을 것 같은데 아무도 내 이야기를 안 들어줘 동기들이 다 죽고 나면 복직은 나 혼자 하는 건가? 살자고 복직 하자는 건데 다 죽고 나서 되면 그게 무슨 의미야? 나는 왜 혼자 꾸역꾸역 사는 거야? 그냥 죽어버리지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근데 여보 우린 열심히 일만 했는데 갑자기 회사에사 나가래잖아 우리가 노조 만들었다고 나가래잖아 난 우리가 불법을 저지른 건줄 알았는데 노조는 다 있어야 하는 거라며 불법은 회사가 저질렀는데 왜 자꾸 뉴스에선 우리가 폭도라고 하고 ..... 우리 진짜로 진짜로 공장 안에서 기계만이라도 살리려고 우리 쓸 선풍기도 안 키고 기계 전기 돌렸어 아무리 말해도 안 믿잖아 사람들이 우리 말을 안 믿어줘 여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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