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국수집
학생도 할머니도 아저씨도
조끼를 입은 노동자도
그릇에 얼굴이 빠질 것 같다
친절한 사장님
누가 오든 곱배기의 양을 내주신다
김치는 매일 담그신다
사람들은 김치에 국수만 배불리 먹고 가면서도
여기가 제일 맛있다고 칭찬일색이다
한 할아버지가 미간을 찌푸리며 폰 화면을 본다
“케데헌이 뭐야?”
옆에서 국물을 후루룩 마시던 중년여성이 대꾸한다
“우리나라가 만든 건데 외국에서 증말 좋아하는 거”
중년 부부는 밥 먹는 내내 대화가 끊이질 않는다
서로의 말에 경청하고
맞추는 눈빛이
연애 초 커플같다
“정말 맛집을 잘 찾았네 너무 잘 먹었다”
중년 여성은 남성에게 말하는 척 사장님한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중년 남성은 식사를 마친 여성에게
물과 휴지를 건내며 말한다
“니랑 먹어서 더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