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갈비탕을 사주고 며칠간은 조금 행복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그와 말하기가 싫다. 또 그녀가 우리 사이에 끼어들기 시작했다.
남편에게는 아주 친한 여사친이 있다. 작년에 남편은 집 근처 운동장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그는 퇴근 후에 나와는 대화가 없었지만 안방 침대에서 누군가와 즐겁게 카톡을 하고 있었다.
그는 운동장에서 그녀와 빠르게 친해졌다. 그녀는 남편의 고등학교 후배였다. 나는 어느 날 음식점에서 그녀의 가족과 저녁을 같이 먹었다. 그녀는 나에게
“남편분이랑 저랑 성격 진짜 잘 맞아요. 얘기도 잘 통하고.”
난 듣자마자 마음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나는 처음 본 날이었지만 그녀가 이유 없이 싫었다. 그녀를 보자마자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어느 날부터 우리 집에 반찬을 계속 갖다 주었다. 냉장고는 점점 그녀의 반찬들로 가득 채워졌다. 그녀는 자신의 중학생 아이가 입던 옷을 3개월마다 보내주었다. 우리 첫째 아이는 지금 사춘기라 누군가 입던 옷은 안 입는다. 그리고 자기 취향이 아니면 새 옷이어도 안 입는다.
남편이 가져온 옷을 본 첫째 아이는
“나 입던 거 입기 싫어. 안 입어.”
난 그 옷을 전부 헌 옷 수거함에 넣고 왔다. 둘째가 입기에도 너무 멀었다. 그녀는 지금도 3개월마다 헌 옷을 잔뜩 보내준다.
“이거 안 받아오면 안 돼? 어차피 버리는데 왜 가져와?”
남편은 나의 이런 말에도 아무 말이 없다. 그는 어제도 그녀가 만든 반찬을 들고 와서는 저녁에 그것을 먹었다. 그녀의 반찬을 남편이 먹고 나면 그녀의 반찬통들이 남아있다.
사실 작년 겨울 나는 아이와 발레학원을 다녀오는 길에 저 멀리 남편의 차가 우리 쪽으로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아이와 함께 있어서
“아빠 차 온다.”
라고 말하며 손을 흔드는데 그 옆좌석에 그 여자가 타고 있는 것이었다. 나를 본 그 여자는 놀라며 차 문을 열고 도망치듯 뛰어갔다. 차라리 무슨 말이라도 변명이라도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녀는 놀란 마음을 들킨 듯 남편의 차에서 내려서 어디론가 뛰어갔다.
“왜 둘이 같이 차를 타고 있어?”
라고 말하자 남편은 짜증을 내며
“지나가다가 태워준 거야.”
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 상황에 화를 내는 남편이 더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다.
“난 지나가다가 태워준 것도 싫어. 집이 바로 앞인데 왜 태워줘?”
그도 이 상황이 말이 안 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 이야기를 꺼내면 내가 이상한 의심을 한다며 오히려 화를 더 냈다.
그 이후로도 그녀는 우리 부부 사이에 자꾸 끼어들었다. 어느 날 둘째 아이가
“엄마 나 이모랑 같이 살고 싶어.”
“그게 무슨 말이야? 이모?”
난 그 이모가 그녀라는 것을 알고 그날 기분이 많이 안 좋았다. 그녀는 이미 내 아이와도 친했다. 나는 갑자기 마음속에서 화가 났다.
남편은 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우리 아이와 함께 자주 만났다. 물론 그녀의 아이도 함께였다. 이렇게 그들은 지금도 계속 만나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그녀는 우리 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겠다며 남편에게 카톡을 했다.
“낼 이모가 선물 준데.”
남편은 둘째 아이에게 웃으며 말했다. 남편은 그녀의 이야기를 내 앞에서 당당하게 말한다. 그리고 방금 전에도 그녀가 해 준 반찬을 먹었다. 그와 그녀에 대한 이야기만 하면 말이 안 통한다. 남편은 그녀에 대해 안 좋게 말하는 것을 싫어한다.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는 남편을 보며 나는 마음이 뒤틀리는 것을 느꼈다. 나는 이미 마음속에서 그와 싸우고 있었다. 아이들이 있어서 그와 싸우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대화를 한다고 해도 그는 그녀와 계속 친구 사이로 지낼 것이다.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 남편은 그녀를 만나러 갔다. 나는 그녀의 호의가 부담스러웠다. 모든 기념일을 챙기려는 그녀가 그냥 싫었다. 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먹으며 마음을 달랬다. 이날 먹은 케이크는 분명 맛있었지만 내 마음은 좋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