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

by 문엘리스

"장 볼 때 내 카드 써."

3년 동안 남편에게 생활비를 받지 않았다. 한 달 전에 그는 인터넷으로 장을 볼 때 자신의 카드를 쓰라고 말했다.

"진짜 써도 돼?"

"어."

사실 이 문제로 그가 화낸 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는 그의 카드를 쓰지 않았다. 그날 나는 그가 내가 카드를 쓸 때마다 힘들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 당시에는 내가 주부여서 돈을 벌고 있지 않았다.

나는 3년 동안 쓰는 돈을 줄이고 아이들 학원도 줄였다. 지금까지는 내가 돈을 벌면서 지냈다. 생각보다 4인가족의 생활비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들었다. 그동안 그가 많이 힘들었던 것을 생각 못했다.


요즘 남편이 바뀐 것이 있다면 늦게 퇴근하는 날에 나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뭐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하는 것 같다.

그는 분명히 한 달 전보다는 지금이 더 나아졌고 욕도 많이 줄었다. 소주는 아직도 매일 한 병씩 마신다.

그는 집에 올 때마다 간식이나 과일을 사 온다. 아이들에게 집에 와서 무엇인가를 주고 싶은 것 같았다. 그리고 최근에 얼굴 표정이 많이 좋아졌다.

난 요즘 전보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난 3년간 음식을 잘 못 먹어서 몸무게가 10킬로나 빠졌었는데 최근에는 음식을 잘 먹고 있다.

그와 대화를 시작하고 그에게 다정하게 대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식탁에 앉아있는 그에게

“사랑해.”

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편은 당황해하며

“너... 왜 그래? 미쳤어?”

그는 갑자기 일어나더니 안방으로 갔다.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나는 후회했다. 내가 한 말이지만 뭔가 유치했다. 난 평소에 말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 그런 말을 잘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싫어한다. 나도 그때 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와 친해지고 싶었다.

나는 우리 집이 화목한 가정이 되기를 원했다. 나는 아이들에게도 안정적인 가정 안에서 지내기를 바라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은 꽤 오랫동안 차가운 집안 분위기에서 지냈다. 첫째는 그 상황을 회피하고자 방으로 들어갔고 둘째는 그런 아빠에게 엄마한테 그러지 말라며 큰 소리로 말했다. 둘째에게는 고마운 것이 많았다. 아이지만 잘못된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이런 상황을 아이들을 보며 버티고 있었던 것 같다.


토요일 아침에 나는 아이와 약속한 것이 있어서 서점 안에 있는 문구점에 가기로 했다. 아주 예전에 남편이 쓰라고 준 기프트 카드가 있어서 아이들 필요한 것을 사주고 싶었다.

첫째는 샤프를 샀고 둘째는 문구 세트와 청소 지우개를 샀다. 나는 볼펜 두 자루를 샀다. 아이들과 구경을 하고는 집으로 왔는데 그때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지금 갈비탕 맛있는 데서 샀어. 점심 그걸로 먹어. 지금 가고 있어.”

그는 토요일마다 사무실서 혼자 일을 했다. 토요일에는 무슨 일을 하는지 집에 오면 옷이 엉망이 된 채로 왔다.

그가 갈비탕을 내 손에 주고는

“나 다시 일하러 가야 해. 애들이랑 맛있게 먹어.”

그는 나에게 다정하게 말했다. 예전의 그도 그렇게 말한 적은 없었다. 그가 가져온 갈비탕은 정말 맛있었다. 같이 먹지 못해서 미안했다.

내가 어제 사랑한다는 말을 해서 그가 저렇게 말하는 걸까? 분명히 어제 그는 그 말을 듣고 싫어했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면 안 되는데 나는 또 기대를 했다.


나는 그와 다시 사랑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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