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

by 문엘리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그는 화가 나면 이혼이라는 말을 먼저 꺼냈다. 처음에는 그 말이 너무 차갑고 아프게만 들렸다. 하지만 나는 그의 말이 진심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남편은 3년 동안 잠을 거의 못 잤다. 그는 밤새도록 잠이 안 와서 유튜브를 틀어놓고 있었다. 문을 닫았어도 밤에는 유튜브 소리가 들렸다. 새벽에도 그의 방에는 불이 켜져 있다.


그는 몇 개월 전에 내년부터는 우리 가족이 함께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나는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2주 전부터 아주 열심히 우리 가족이 살 집을 알아보고 있다. 그의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그의 표정이 달라졌다. 모든 걸 포기하던 얼굴이 아니었다.

나는 그에게 잘하려고 노력을 했다. 나만 더 잘하면 그와 나의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며칠 전 그는 나에게 말했다.

“네가 이러는 게 너무 부담스러워.”

그는 나와 가깝게 지내는 것이 불편하다고 했다. 그에게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다. 내가 너무 마음이 급했던 걸까?

나는 그에 대해 잘 몰랐다. 가장 가까운 사람임에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그는 아침마다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사무실을 가는 것이 두려운 것일까? 나라도 그를 이해해야 할 것 같았다. 나까지 그에게 돌아서면 그는 기댈 곳이 없을 것 같았다.

분명히 3년 전에 그는 이렇지 않았다. 밝고 재밌는 말을 많이하던 사람이었다. 지금 그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는 원래 사랑 표현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나를 자랑스러워하던 사람이었다. 예전의 그는 퇴근할 때 맛있는 것을 사 와서 나보고 먹어보라고 했다. 자신은 먹지 않고 나와 아이들을 챙겼다.

3년 전부터 나는 그에게 실망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내 눈빛이 그에게 상처를 줬던 것 같다. 그때 내가 좀 더 그에게 신경 써야 했었다. 그랬다면 지금처럼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요즘 조금씩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아이들에게도 다정하게 말하고 나와는 대화를 했다. 길지 않은 대화였지만 나는 행복했다.


남편은 어제 퇴근을 하고 안방이 아닌 식탁에 앉았다. 그는 식탁에 앉아서 나에게 말했다.

"12월 24일에는 우리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그는 나를 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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