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 저녁, 남편은 아이와 함께 선물을 가져왔다. 나는 선물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 아이는
"이모는 진짜 좋은 사람이야."
선물은 크고 근사했다. 그냥 아이가 예뻐서 선물을 준 것일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싶다. 아이는 너무 좋아하고 지금 내 마음은 혼란스럽다.
나는 남편에게 말한다.
"그 여자랑 무슨 사이야? 혹시 좋아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나도 그와 그녀가 친구일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너무 불행할 것 같다. 이미 나는 그 걱정으로 몸이 아파오는 것 같다.
나는 며칠 뒤에 잠깐 그가 침대에 걸터앉아 있을 때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그 여자 만나는 것도 싫어. 뭐 받아오는 것도 싫고."
그는 나를 보더니
"안 봐. 안 본다니깐. 만날 일 없어."
"그럼 약속해 봐."
내가 손가락을 세우며 말했다. 좀 유치했지만 약속이 필요했다. 그는 웬일인지 오늘은 순순히 그러겠다고 했다. 그리고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남편의 저 약속이 진심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녀의 남편은 내 남편과 자주 만났다. 난 그분이 제일 이해가 안 됐다. 그분은 진짜 괜찮은 걸까? 그분은 그 둘이 얼마나 친한지 알 것이다. 그들 셋은 자주 만난다. 그분은 그냥 친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이 생각 저 생각에 혼자 머리가 아팠다. 나는 실제로 어제 많이 아팠다. 몸살, 감기로 잠을 잘 못 잤다. 결국 나는 아침에 병원을 가서 수액을 맞고 왔다. 약을 먹고 글을 쓰려니 남편은 아직 집에 있다. 보통은 남편이 없을 때 글을 쓴다. 그는 나에게 관심이 없어서 식탁에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나는 남편에게 가서
"나한테 감정은 있는 거야?"
라고 묻자
"엄청 관심 많아."
라고 말한다. 저 말은 그냥 하는 말이다. 내 눈도 안 쳐다보고 말한다.
"장난하지 말고 나한테 애정은 있는 거야?"
또 묻자
"엄청 많이 있다니깐."
하지만 그의 눈은 나를 보고 있지 않다. 저 진심 없는 태도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는 매번 나와 대화할 때 나를 보지 않는다. 그와 나의 대화는 항상 짧다. 그는 대화를 잘 이어가지 못한다. 항상 회피하거나 무응답으로 대응한다. 그와 대화하는 것이 많이 불편하다. 그는 내가 말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바보와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소설을 썼던 이유는 내가 겪는 현실이 좀 힘들어서였다. 그때는 나의 이야기를 쓰기가 힘들었다. 내 소설 속에는 내가 겪은 일들이 많이 있다. 나는 소설을 쓴 지 오래돼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창작내용이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당연히 마법이나 말도 안 되는 허구 같은 것은 사실이 아닐 테지만 일상적인 내용 중에는 내가 겪은 일들이 많다. 그렇기에 나는 그 내용을 상세하게 쓸 수 있었다.
남편의 여사친 내용은 예전에 그 일로 힘들 때 소설 중에 일부를 쓴 적이 있다. 그 일이 잊히지 않아서 나는 그 내용을 썼던 것 같다. 이번에 느낀 것이 있다면 나만 이상하다고 느낀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그는 항상 내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의 말처럼 내가 그런 줄 알았다.
밤새 그동안 있었던 남편과 있었던 억울한 일들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지금 매우 아프다. 3년 동안 나는 배탈이 자주 나서 병원을 자주 다녔다. 큰 병원에서 검사도 해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3년 동안 몸무게도 10kg이나 빠져서 일상생활이 힘들었다.
결국 병원에서는 이 문제가 배탈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임을 알려줬다. 난 그 사실을 안 뒤부터는 속상해하지 않기로 했다. 나 나름대로 살기 위해서 글을 쓰고 맛있는 것을 먹기 시작했다. 지금은 먹는 문제는 많이 좋아졌다. 원인을 알게 돼서 그런 것 같다.
난 이 글을 처음 쓸 때만 해도 10화로 해피엔딩을 맞이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스토리에 해피엔딩으로 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나는 나를 위한 행복한 글쓰기를 하고 싶었다. 현실의 이야기는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앞으로 좋은 일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우선 몸부터 나아야 할 것 같다. 내일 아이의 성당 율동 공연을 꼭 가고 싶었는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간다고 약속을 했는데 나는 지금 많이 아프다.
다음 화부터는 원래 쓰려던 내용을 쓰려고 한다. 이 내용을 쓸지 말지 고민하다가 올렸는데 읽어주시는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해주셔서 나도 마음이 아팠다. 글이라는 것이 읽고 행복해야 하는데 나 때문에 글을 읽고 힘드셨을 분들을 생각하니 글 올린 것이 후회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이미 정신적으로 많이 강해져 있다. 몇 년간 힘들면서 주위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도 많다. 나도 지금 해야 할 일들이 있기 때문에 슬프다고 누워만 있을 수는 없다. 나는 오늘도 희망을 품고 살 것이다.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