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지었어도 기도를 하면, 종교를 믿으면 천국에 간다고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살아있는 인간들의 착각이었다. 천국을 간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임을 인간들이 알았더라면 그렇게 죄를 짓지 않았을 것이다.’
진명은 높은 건물의 옥상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마음속 이야기를 했다.
진명은 어린 시절 가난하게 태어났다. 아버지는 사기꾼이었고 어머니는 청소 도우미 일을 했다. 진명의 아버지 봉석은 산에 있는 나무를 비싸게 팔 수 있다며 사람들에게 사기를 쳤다. 산에 있는 땅을 팔고 거짓으로 문서를 썼다.
진명의 어머니 선애는 봉석과 결혼을 하고 봉석의 욕을 들으면서 살았다. 봉석은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었다. 자신의 가족이나 가진 것에 대해 무시를 하거나 안 좋게 이야기를 하면 발작하듯 분노를 표출하고 욕을 했다. 봉석은 결혼 초에는 선애에게 생활비를 줬지만 점점 생활비를 주지 않았다. 결혼하자마자 생긴 아들 진명이 걱정이 돼서 선애는 청소 일을 시작했다. 진명이 만큼은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었다.
선애는 아는 사람들에게 소개를 받아서 가정집을 청소하는 일을 했다. 선애는 바닥청소는 항상 손으로 직접 손걸레질을 했다. 바닥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 선애는 꿈이 있었다. 아들과 함께 전망대에 있는 고급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선애는 청소하는 집에서 간식을 주면 비닐봉지에 싸서 집으로 가져왔다. 진명이에게 주고 싶었다.
“우리 집을 왜 이렇게 가난해요? 나도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도 다니고 공부만 하고 싶어요. 나는 왜 그럴 수가 없죠?”
진명은 자신의 환경이 원망스러웠다. 엄마는
“진명아 엄마가 노력하고 있어. 진명이 너는 걱정하지 마. 엄마가 어떻게든 우리 진명이 대학 보내줄 거야.”
“나는 미국으로 대학을 갈 거예요. 꼭 성공해서 이 땅 위에 가장 높은 사람이 될 거예요.”
진명은 눈물 젖은 눈으로 엄마에게 이야기를 했다. 진명은 학원을 다니지 않았지만 공부를 잘했고 항상 백 점을 받았다. 진명은 중학교 첫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했다. 진명의 이름이 벽에 붙었다.
진명이가 3학년 때 진명의 엄마는 같은 반 학부모 모임에 초대를 받았다. 선애는 청소 일을 하느라 30분 정도 늦었다.
“죄송해요. 제가 일이 있어서 늦었어요.”
시간이 늦었음에도 엄마들은 선애의 자리를 미리 마련해 주었다. 전교 1등 엄마의 자리였다. 다들 선애의 옷차림에도 불구하고 선애를 무시하거나 하는 사람은 없었다. 진명은 이 학교에서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다.
“늦으시면 어때요. 일하다가 늦으신 건데요. 저희도 이제 시작했어요.”
엄마들은 웃으면서 선애에게 다정히 대해줬다. 엄마들은 선애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진명이는 어떻게 그렇게 1등을 안 놓치고 매번 공부를 잘한대요? 우리 애는 아무리 밤을 새우고 공부해도 진명이를 이길 수가 없어.”
민우 엄마는 진명이 엄마의 눈치를 보며 간절히 비법 하나라도 알려달라는 모습이었다. 엄마들은 서로의 이야기보다는 선애의 얼굴을 보며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무슨 문제지를 보는지가 궁금했다.
“진명이한테 제가 해준 게 없어서요. 학원도 못 보내주고. 제가 하는 거라고는 밥 해주는 것 밖에 없어요. 제가 바빠도 진명이 밥은 꼭 챙겨요. 비싼 거는 못 해주는데 콩나물은 꼭 해줘요. 진명이가 콩나물을 좋아해요.”
엄마들은 콩나물을 노트에 적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애는 모임을 주도하는 민우 엄마가 모임 선물이라며 마들렌이 예쁘게 포장된 상자를 주었다. 선애는 집에서 마들렌 상자를 열어보았다. 빵이 너무 고급스러웠다. 살면서 이렇게 멋진 빵은 처음이었다.
“진명아 이리 와봐. 엄마가 오늘 학부모 모임에 갔는데 이거 받아왔다? 우리 진명이 먹어. 엄마는 안 먹어도 돼. 엄청 맛있겠지?”
“엄마 먹어요. 나 단 거 안 좋아하는 거 알면서.”
진명은 엄마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진명은 중학교 3년 내내 1등을 놓치지 않았고 영재들이 들어가는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진명은 항상 1등을 했다. 주변 사람들이 진명이가 천재라고 했다. 진명은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배우고 싶었다. 진명은 고등학교 졸업 후에 미국에서 화학공학이 유명한 학교에 입학을 했다. 그리고 대학에서도 항상 공부를 잘했다. 진명은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을 다녔다. 진명은 대학교를 조기 졸업했다.
대학교 졸업 후에 진명은 미국의 유명한 명품 화장품의 팀장으로 스카우트 됐다. 엄청난 연봉과 파격적인 대우가 있었다. 진명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한국지사의 총괄팀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진명은 기뻤다.
“내가 드디어 해냈어.”
진명은 회사 의자에 앉아 자신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했다. 성공했다고 큰 소리로 말하고 싶었다.
진명은 엄마와 저녁을 먹기로 약속을 했다. 전망대에 있는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엄마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었다. 진명은 차를 타고 기쁘게 약속 장소로 갔다. 그런데 갑자기 엄청나게 큰 트럭이 산 위에서 떨어지듯 진명의 차 앞에 역주행해서 진명의 차로 돌진을 했다. 진명은
“뭐야. 갑자기 이런. 안돼!”
진명은 트럭을 피했지만 트럭은 넘어지면서 진명의 차를 덮쳤다.
“아악.”
진명은 트럭이 부딪힌 충격으로 죽었다. 진명은 눈을 떴다.
“분명히 죽었는데. 트럭에 부딪혀서.”
진명이 눈을 뜨자 검은 옷을 입은 사자가
“너는 용서를 받지 못한 자, 지옥으로 갈 것이다.”
진명은
“저는 잘못한 일이 없어요. 제가 왜 지옥에 가죠? 저는 열심히 살았고 이제 성공했어요. 엄마를 만나러 가야 해요. 제발요. 평생 저만 생각한 사람이에요. 제가 없으면 엄마는 어떡하라고요. 부탁이에요. 저 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뭐든지 할게요.”
갑자기 진명의 몸에는 살아생전의 모든 죄들이 새겨졌다. 글자의 상처는 타오르는 듯한 고통을 주었다.
“악!”
진명은 아픔을 참을 수 없어서 소리를 질렀다. 진명의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진명은 지옥으로 끌려갔다. 진명은 자신이 왜 지옥에 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살면서 잘못하고 살지 않았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