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여인

by 문엘리스

처음 보는 지옥의 모습은 울부짖는 소리와 희망 없는 슬픔이었다. 진명은 억울했다. 몸에 있는 글자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불 안에 들어가 있는 고통이었다. 고통은 멈추지 않았다.


“난 죄가 없다고. 이런 법이 어딨어? 내가 무슨 죄를 지었냐고? 여기서 제일 높으신 분 데려와. 할 말이 있다고.”

진명은 무서웠지만 억울했기에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 자신이 왜 죽었는지를 알고 싶었다. 지옥은 진명이 상상하던 것처럼 모두가 같은 지옥이 아니었다. 지옥은 사람마다 다르게 보였다. 진명은 자신이 가난하고 어려웠던 그 시절을 계속 반복했고 그곳에서는 희망이 없었다. 그곳에는 엄마가 없었다. 진명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엄마가 없는 진명의 과거 속 삶은 처참했다. 집은 밖보다 추웠고 배고팠다.


진명은 예전의 진명이 아니었다. 공부를 잘하지도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미래를 꿈꾸던 진명의 모습은 없었다. 진명은 이곳에서 8년 동안 지냈다. 처음에는 절망하고 또 절망했다. 시간이 지나자 진명은 엄마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유일하게 진명의 마음속에 따뜻한 사람 결코 진명은 엄마를 잊고 싶지 않았다.

‘엄마가 기다리고 있어. 다시 만나야 해.’

진명은 지옥에 왔지만 언젠가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명은 지옥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시간은 많았다. 여기서 나가기 위해서는 지옥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옥에 오는 사람들은 분명 용서받지 못한 자들이 온다고 했어. 누구에게 용서를 받지 못한 거지? 죄를 지었을 때 바로 회개하라는 걸까? 아니면 그 죄조차 짓지 말라는 걸까?’


진명은 지옥 생활에서 지옥에 온 영혼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대부분 자신이 왜 지옥에 온 지 몰랐고 억울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알아낸 사실은 죄를 지은 것이 아주 옛날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죄를 지었다고 바로 벌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지옥에서는 영혼에 닿으면 그 사람의 죄가 진명의 눈에 보였다. 지옥 생활에서 진명이 배운 능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진명 자신의 죄는 보이지 않았다.


8년이 되는 해 진명은 다시 한번 지옥의 문을 향해 소리쳤다.

“나는 죄가 없어. 너희들이 뭔가 실수를 한 거야. 나 진명은 결백하다고. 내가 억울해서 이 지옥에 아무도 못 오게 할 거야. 다 천국 가라고 해”

진명이 소리를 지르는 그때 진명은 정신을 잃었다.


“저기요. 일어나 봐요. 일어나라고요. 제발 살아요. 제발.”

어느 한 여자가 진명을 깨웠다. 그녀의 몸은 빛나고 있었다. 진명은 빛을 보자 일어났다.

“여기가 어디?”

그곳은 바로 진명이 죽었던 곳이었다. 분명히 죽었었다. 지옥에서 8년을 보냈다.


‘어떻게 다시 올 수 있지? 내가 진짜 살아있는 건가?’

진명은 몸을 보았다. 다친 곳이 없었다.

“분명히 피도 나고 뼈도 부러지고 그랬는데.”

진명은 이 모든 일이 꿈이었다고 생각했다.

“엄마한테 가야 해. 기다리고 있을 거야.”

진명은 차를 타고 바로 엄마에게 갔다.


진명은 전망대 위에 고급 레스토랑에 앉아있는 엄마를 보고 반가워서 안았다.

“엄마 저 왔어요. 엄마 보고 싶었어요”

선애는 갑자기 반가워하는 진명에게

“아침에도 봤는데 뭘. 진명이 너 배고팠구나. 빨리 밥 먹자.”

진명과 선애는 행복했다.


몸이 빛나는 그녀는 소희였다. 소희는 부모님은 모두 나라를 지키던 후손이었다. 아버지, 어머니의 할아버지는 나라를 지키다가 돌아가셨다. 소희가 태어났을 때 할아버지가 절에 등을 달아주었다.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되거라.’

할아버지는 첫 손녀라 그날이 가장 행복했던 날이라고 했다. 할아버지는 불교를 믿었지만 집안에 호랑이 그림을 놓고 부적을 현관에 붙이기도 했다. 절에 갔을 때 스님이

“부적이라는 것은 눈에 보일 뿐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가장 좋은 부적은 사람의 말입니다. 말을 좋게 하면 그것만큼 좋은 부적이 없지요. 가족들에게 좋은 말과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주세요. 그것이 행운 부적이 될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그 이후로 자신의 가족들에게 긍정적인 말을 많이 했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소희네 부모님은 과일 야채 가게로 돈은 많이 벌었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장사를 했다. 소희는 저녁에 닭강정과 폭립을 팔았다. 소희는 장사가 재밌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았고 어릴 때부터 치킨과 폭립을 아주 좋아했다. 소희가 파는 폭립은 인기가 많아서 금방 품절이 되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해서 엄마 손을 잡고 줄을 서는 아이들이 많았다.

소희는 대학을 나왔는데 취업을 하기보다는 장사를 하고 싶어 했다. 부모님은 소희의 결정을 존중했다. 직업에 대해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소희는 원래 대학 때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대학 졸업 후에 소희가 장사를 하는 것에 대해 안 좋게 생각을 했다.

“장사 꼭 해야 해? 나처럼 대기업에 들어가는 게 더 나아. 너희 부모님처럼 밖에서 장사하고 그건 너무 불안하잖아.”

소희는

“장사하는 게 어때서. 나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하는 일이 좋았어. 우리 부모님은 장사해서 돈도 많이 벌었어. 나도 그럴 거야.”

둘은 직업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컸다. 소희는 이런 갈등으로 저번 주에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소희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지만 어떻게 보면 차인 것이었다.

“내 일이 어때서. 얼마나 재밌는데. 나쁜 놈.”

소희는 혼잣말을 했다.


소희는 밤에 장사를 접고 자동차로 집에 가던 중에 사고 난 차량을 발견했다.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소희는 차를 세우고 쓰러진 사람을 살펴보았다. 소희가 진명을 깨우자 진명은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났다. 처음에는 진명이 많이 다친 것 같이 보였는데 지금은 다친 곳이 없어 보였다.

‘착각인가? 분명히 많이 다쳤던 것 같은데.’

진명은 깨자마자 약속이 있다면서 서둘러 갔다. 소희는

“병원 가보세요. 많이 다치신 거 같은데,”

진명은 소희를 아는 체도 안 하고 급하게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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