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남미 여행기-3
페루 쿠스코(Cusco)에서 마추픽추(Machu Picchu)를 가려면 보통 버스와 기차를 환승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잉카레일이나 페루레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표를 직접 예매할 수도 있고, 여행사를 통해 마추픽추 투어를 신청하면 표를 대신 발권해 준다. 여행사를 통해 마추픽추를 갈 때 함께 할 수 있는 투어로 성계투어가 있다. 성계투어와 마추픽추 투어를 함께 진행하면 보통 1박 2일 일정으로 운영된다.
성계투어는 성스러운 계곡 투어를 줄인 말로, 쿠스코 북쪽 우루밤바 강을 따라 형성된 계곡이 성스러운 계곡(Sacred Valley) 이다.
성계투어를 하면 오후에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 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는 가이드 없이 따로 마추픽추를 가게 된다.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에서 기차를 타고 아구아스깔리엔떼스(AguasCalientes) 마을로 이동해 1박을 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마추픽추로 가는 버스를 타고 마추픽추를 방문하는 일정이다. 쿠스코에서 오얀따이땀보로 이동할 때 빠르게 버스를 타고 바로 가는 대신 성계투어에서는 다양한 명소들을 둘러보며 오얀따이땀보까지 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성계투어에서 보러 가는 곳들이 궁금하여 여행사를 통해 성계투어와 마추픽추 투어를 함께 예약했다.
투어의 첫 시작에는 이름 모를 수공예품 가게를 간다. 가게에 사람들이 다 들어오면 페루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가이드처럼 설명을 시작한다. 알파카의 털로 만든 실을 보여주고, 그 실로 짠 전통 수공예품들을 보여준다.
투어를 하면 이렇게 쇼핑을 위해 방문하는 장소들이 있다. 알파카 털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가격은 쿠스코 시내에서 봤던 수공예품들보다 더 비쌌다. 쇼핑하는 시간이 끝나고 다시 차에 탔다.
친체로(Centro Arqueológico de Chinchero)
친체로(Centro Arqueológico de Chinchero) 는 쿠스코와 마추픽추 사이에 위치해 있는 마을로, 앞서 보았던 천연염료를 이용한 방직 기술과 수공예품이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 공항을 만들어서 마추픽추로 가는 데 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하려는 도시 계획이 있다고 한다. 친체로에서도 잉카인들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데, 돌을 이용하여 계단식으로 농경지를 만들었다. 성계 투어에서는 이 계단식 농경지를 보러 간다.
살리네라스 데 마라스 염전(Salineras de Maras)
두 번째로 살리네라스 데 마라스 염전(Salineras de Maras) 을 갔다. 살리네라스 데 마라스 염전은 해발 3000m의 고산 지대에 있는 염전이다. 약 1억 년 전, 안데스 산맥이 융기하면서 솟아올랐던 바닷물이 고산 지대까지 흘러나와 염전이 된 것이다. 고산 지대에 염전이 있다는 게 신기한데 인도의 히말라야와 중국의 티베트 고원에서도 고산 지대에서 소금이 나온다고 한다. 여행을 계속 다녀도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되는 건 늘 재밌다.
모라이(Zona Arqueologica Moray)
세 번째로 모라이(Zona Arqueologica Moray) 를 갔다. 모라이는 원형 모양의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지대가 낮은 땅을 말한다. 잉카 제국 때 만들어진 계단식 원형 경작지이며 이곳 역시 잉카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경작지 계단의 가장 위층과 가장 아래층의 온도 차이는 5도 이상이며, 가장 아래층이 온도가 높다. 가장 아래층에서부터 감자 같은 작물들을 심고 고산 기후에 적응하도록 하여 품종을 개량하였다. 또한 감자, 옥수수 등의 작물들을 심어 어떤 기온과 고도에서 작물이 잘 자라는지 실험을 했다고 한다. 모라이는 잉카 제국의 농사 실험 연구소였던 셈이다.
오얀따이땀보(Sitio Arqueológico de Ollantaytambo)
점심 식사를 마치고 네 번째로 오얀따이땀보(Sitio Arqueológico de Ollantaytambo) 에 간다. 오얀따이땀보는 성스러운 계곡(Sacred Valley) 에 위치한 잉카인들의 마을이었던 곳이다. 스페인이 잉카 제국을 정복하려 할 때 이 마을에서 계곡과 수로를 이용하여 방어전에 성공했었다고 한다.
성계투어에서 마추픽추를 가려는 사람은 차에서 모든 짐을 챙겨 오얀따이땀보로 가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가이드 없이 따로 기차역까지 가고, 마추픽추 일정을 홀로 진행한다.
잉카레일-오얀따이땀보(Inca Rail Ollantaytambo)
이제 마추픽추로 가기 위해 잉카레일 승강장을 찾아갔다. 오얀따이땀보에서 잉카레일이나 페루레일을 타려면 15분 정도 걸으면 된다. 두 회사의 기차 대합실과 승강장은 서로 근처에 있다.
기차가 출발하고 나면 잉카인의 사랑을 주제로 한 공연이 펼쳐진다. 잉카레일 기차에는 각 호차 별로 담당 승무원들이 있는데, 이 승무원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공연을 한다. 여행을 오기 전에 잉카레일 기차에서는 공연이 있다는 건 알았었다. 하지만 승무원이 공연하는 줄은 몰랐다. 승무원이 공연을 마치고 잠시 현타가 온 거 같은 표정으로 판초를 벗는 것을 보았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아구아스깔리엔떼스역(Aguas Calientes)
기차를 타고 약 1시간 40분 정도 가면 마추픽추를 가기 위한 마지막 마을인 아구아스깔리엔떼스역(Aguas Calientes) 에 도착한다. 스페인어로 ‘아구아(Agua)’가 '물', '깔리엔떼스(Calientes)’ 는 ‘따뜻한’ 이란 뜻하며, 마을 근처에 온천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 같다.
역에서 내려 숙소를 향해 걸어갔다. 다행히 숙소 직원 한 분이 마중을 나오셨었는데 안 나오셨으면 정말 고생했을 거 같았다. 숙소까지는 10분 정도 걸어가야 했는데 오르막길과 비포장길이 뒤섞인 곳이 많아서 내 짐을 혼자 들고 갔다면 너무 힘들었을 거 같다. 숙소는 예상했던 대로 엄청 쾌적하지 않았다. 바로 침낭 라이너를 꺼내 깔았다.
다음 날은 마추픽추를 보러 가는 날이다. 마추픽추도 고산 지대라 안개가 자주 낀다고 한다. 과연 나는 마추픽추를 볼 수 있을까? 신비로운 잉카 도시를 볼 수 있을까?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