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여행기-10
헤이그(The Hague) 는 네덜란드 남서부에 위치한 도시이다. 영어로는 헤이그(The Hague), 네덜란드 어로는 덴 하그(Den Haag) 라고 불린다. 헤이그에는 국제 사법 재판소, 형사 재판소 등 국제 법률 기관들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에게는 일제강점기 때 헤이그 특사 파견으로 한 번쯤은 들어본 익숙한 곳이다. 네덜란드 여행을 계획하면서 헤이그는 꼭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헤이그에는 헤이그 특사를 위해 만들어진 박물관이 있다.
이준 열사 기념관(Yi Jun Peace Museum)
이준 열사 기념관(Yi Jun Peace Museum) 은 독립 운동가 이준 열사를 기리기 위해 세운 박물관이다. 이준 열사는 1907년 고종 황제의 밀명으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네덜란드에 특사로 파견되었던 세 명의 특사단 중 한 명이다. 이준 열사는 러시아 횡단 열차를 타고 네덜란드 헤이그까지 힘겹게 왔으나, 일본의 방해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결국 헤이그에서 순국하게 되었다.
이준 열사 기념관은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한인 노부부 두 분이서 운영하고 있다. 2층에 위치한 박물관 입구에서 입장권을 살 수 있고, 노부부께서 전시 순서를 안내해 주신다. 2층과 3층의 각 방마다 헤이그 특사와 관련된 역사 내용과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처음에 전시되어 있는 이준 열사의 유훈을 읽어보았다.
"살아도 그릇 살면 죽음만 같지 않고 살고 죽는 것이 다 나에게 있나니 모름지기 죽고 삶을 힘써 알지어라."
독립을 위한 염원과 투지가 느껴져서 읽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지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글귀였다.
이준 열사의 기념관은 원래 헤이그에서 이준 열사가 순국했던 호텔이었다.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장소가 방치되어 있는 것에 안타까워하던 한인 노부부가 호텔 건물을 매입하여 박물관으로 운영하게 된 것이다. 나라가 아니라 개인의 힘으로 박물관을 만드신 것도 놀라웠고, 두 분의 노력과 헌신이 함께 느껴져서 독립 운동가의 투쟁에 대해서도 더 마음 깊이 새기게 된 것 같다.
☞ 네덜란드 헤이그에는 이준 열사 기념관(Yi Jun Peace Museum) 이 있다. 여행 일정이 가능하다면 꼭 한 번 방문하기를 바란다.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Mauritshuis)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Mauritshuis) 은 헤이그 시내에 있는 미술관으로, 17세기 화가 렘브란트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가장 알려진 작품으로는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가 있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가 지금처럼 유명해진 데에는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소설 <진주 귀걸이 소녀> 의 공이 크다. 미국 워싱턴에 살던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그림을 보고 매료되어 16년 동안 그림 속 소녀에 대해 상상했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16년 동안 만든 이야기였다니! 그만큼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모습이 신비롭고 생동감이 있었다. 네덜란드의 대표 화가 렘브란트가 초상화를 주로 그렸다면 또 다른 대표 화가 페르메이르는 풍속화를 그렸던 화가다. 네덜란드판 김홍도, 신윤복이랄까. 페르메이르의 일상에 대한 그림들은 편안하고 서정적이다.
☞ 네덜란드 뮤지엄 패스(pass) 를 이용하면 한 장의 입장권으로 5곳의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다. 헤이그에 있는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Mauritshuis) 도 뮤지엄 패스를 통해 입장이 가능하다.
마두로담(Madurodam)
마두로담(Madurodam) 은 네덜란드의 대표 명소와 건물들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은 테마공원이다. 미니어처 세상이 있다길래 궁금해서 가봤다. 입장료는 22.5유로이다. 네덜란드 뮤지엄 패스(pass) 로는 입장할 수 없고, 별도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만든 사람이 네덜란드를 알리기 위해 작정하고 만든 곳 같다. 네덜란드의 대표 명소부터 튤립 하우스처럼 네덜란드만의 특색이 담긴 곳까지 미니어처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여행이 끝나가는 일정에 이곳을 들리면 굉장히 재밌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가 봤던 장소를 찾아보며 실제 모습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대표 명소도 이렇게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
스헤브닝겐 해변(De Pier)
헤이그에서 서쪽으로 가면 스헤브닝겐(Scheveningen) 지역이 있고, 이곳에는 해변이 있다. 스헤브닝겐 해변은 넓고 깨끗한 모래사장으로 유명하다. 이번 네덜란드 여행에서 갔던 유일한 바다였다. 일몰 시간에 맞춰 가면 예쁜 석양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 네덜란드 여행 일정이 가능하다면 이준 열사 기념관(Yi Jun Peace Museum) 이 있는 헤이그에 꼭 한 번 방문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