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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보러 시즈오카 간다

일본 시즈오카 여행기

by 나일라

어느 날, 우연히 일본 후지산이 찍힌 거리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사진을 보는 순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종 매체를 통해 대리 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지만 직접 보고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내 눈으로 저 모습을 담고 내 카메라로 이 마음을 담아보고 싶었다. 일본은 가까운 나라라 평소 여행지를 고민할 때 많이 보류하던 곳이었다. 시간과 비용은 한정적이기에 가까운 데 갈 비용을 아껴 멀리 다녀보고 있었다.


하지만 쌓여있던 직장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풀 무언가가 필요했다. 고민을 하다가 주말 동안 짧은 일본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여행은 마음이 동할 때 가야 한다. 배고플 때 밥을 먹어야 맛있는 거처럼 여행도 마음이 있을 때 가야 더 행복함을 느낀다. 누군가에겐 시간이 짧으니 아쉬운 여행이 될 수 있겠지만 나에겐 시간 대비 얻을 수 있는 만족이 클 거 같아서 떠나게 되었다.




시즈오카는 일본 중부에 위치한 소도시이다. 수도 도쿄와 오사카 사이에 있어 다른 지역을 여행하며 방문하기에도 좋다. 나는 금요일 퇴근 후에 인천에서 출발하는 제주항공 직항 편을 타고 시즈오카를 갔다. 시즈오카 공항에서 후지노미야 지역까지는 대중교통으로 편도 2시간이 걸린다. 후지노미야는 후지산 근처에 위치한 소도시이다. 그래서 후지노미야에 가면 후지산을 더 잘 볼 수 있다. 나는 이곳에 온 목적이 뚜렷했기 때문에 공항에서 바로 후지노미야로 향했다.


시즈오카 공항에서 3번 승강장으로 가면 시즈오카 역으로 가는 공항버스를 탈 수 있다. 시즈오카 시내를 가려면 이 버스를 타면 된다. 후지노미야로 갈 때도 시즈오카 역에서 출발해도 갈 수 있기 때문에 더 빨리 오는 공항버스를 선택해서 타면 된다. 내가 방문했을 때에는 다른 버스가 먼저 왔다. 내가 탔던 다른 버스는 가나야 역으로 가는 버스였다. 2번 승강장에서는 가나야 역으로 가는 공항버스를 탈 수 있다. 시즈오카 시내에서 공항으로 갈 때 버스가 만석이라 타기 힘들 때도 있다고 한다. 연휴일 때는 가나야 역으로 와서 공항버스를 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버스를 타면 시즈오카 공항에서 가나야 역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



시즈오카 공항에서 대중교통으로 후지노미야 가는 경로 (환승 횟수)
* 시즈오카 공항버스(静岡空港(バス) - 가나야 역(Kanaya station) : 버스 (1번)
* 가나야 역(Kanaya station) - 후지 역(Fuji station)
-후지노미야 역(Fujinomiya station) : 전철 (2번)

* 편도 2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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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즈오카 공항 2번 승강장에서는 가나야 역으로 가는 공항버스가 있다. 버스를 타면 시즈오카 공항에서 가나야 역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 3번 승강장으로 가면 시즈오카 역으로 가는 공항버스를 탈 수 있다.






후지노미야에 도착하자 밤 9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잘 준비를 했다. 후지산은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던데 나에겐 토요일 하루만 시간이 있었다. 과연 볼 수 있을 것인가? 평소 여행 스타일이 유유자적이라 이렇게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온 적은 없었다. 주말에 어딘가로 떠났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고 생각하며 마음을 비우고 잠에 들었다.


다음 날, 후지노미야역 육교. 예감이 좋았다.



다음 날 아침, 예감이 좋았다. 청명한 하늘과 따뜻한 햇살에 상쾌해졌다. 나는 후지산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타누키 호수를 가려고 길을 나섰다. 후지노미야 전철역에서 버스 정류장 표지판을 따라 육교 아래로 내려가면 버스 정류장(Fujinomiya Sta.) 이 있다. 정류장 옆 버스 티켓 판매소에서 버스 패스권을 살 수 있다. 후지노미야 역에서 타누키 호수까지는 버스로 50분 정도 걸린다. 거리가 꽤 되는 만큼 버스 안에서 요금을 내는 것보다 티켓 판매소에서 미리 버스 패스권을 사는 것이 더 저렴하다고 한다.


좌) 정류장 옆 버스 티켓 판매소. 우) 버스 패스권. 관광 책자도 함께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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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노미야 역 버스 정류장 옆에는 버스 티켓 판매소가 있고, 여기서 버스 패스권을 살 수 있다. 시라이토 폭포나 타누키 호수를 방문하려는 경우에는 버스 안에서 요금을 내는 것보다 티켓 판매소에서 버스 패스권을 사는 게 저렴하다고 한다.




주말에 타누키 호수와 시라이토 폭포로 가는 버스는 오전 7시 35분, 9시 20분, 10시 20분 등 이렇게 배차 간격이 크게 운행된다. 버스를 이용을 하려면 미리 시간을 알아보고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버스를 탈 때는 기사님께 패스권을 보여주면 된다.


좌) 타누키 호수로 가는 버스. 우) 배차 간격이 컸다. 막차 시간도 잘 확인해야할 것 같다.




타누키 호수(Lake Tanuki)

버스 창밖으로 일본 시골 풍경을 보면서 간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마을의 풍경이 여행의 맛을 더 살려주는 것 같다. 점점 후지산의 모습이 보인다. 구름 한 점 없는 후지산은 정말 웅장했다. 찰나의 모습을 찍지 못해 개탄스러웠다. 버스를 타고 50여분 정도 달리면 타누키 호수에 다다른다. 큐카무라 후지 버스 정류장(Kyukamura FUJI) 에서 내리면 큐카무라 후지 호텔 앞에서 내린다. 후지노미야로 돌아가는 버스도 이 호텔 앞에서 타면 된다. 호텔 주변을 돌아 타누키 호수로 가는 산책로를 따라 걸어갔다.



타누키 호수 전망대를 향해 걸어갔다. 후지산의 모습.



버스를 타며 갈 때는 후지산 주변에 구름이 안 보였는데 타누키 호수 쪽으로 오니 구름이 살짝 보였다. 그래도 후지산을 직접 눈으로 보니 감격스러웠다. 저게 후지산이구나! 사진을 찍었을 때 해가 뜨는 방향이라 역광으로 담겼다. 눈으로 보이는 것과 달라서 그게 조금 아쉬웠다. 후지산이 크다 보니 해 뜨는 방향에 따라 사진이 잘 나오는 시간별 장소가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파란 하늘과 호수, 후지산의 모습에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후지산과 함께.




타누키 호수 옆에는 캠핑장이 조성되어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니. 낭만이 배로 느껴졌다. 호수 주변을 걷다가 너무 추워서 버스 정류장이 있는 큐카무라 후지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카페가 함께 있길래 들어갔는데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영업을 안 하고 있었다. 호텔 로비에 들어가서 잠깐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호텔 숙박객이 아니라 쫓겨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쫓아내지 않아서 버스가 올 때까지 잠시 따스히 쉴 수 있었다.







호텔 앞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후지노미야 시내로 다시 돌아왔다. 이 버스는 후지노미야에서 출발하여 시라이토 폭포 그리고 타누키 호수를 갈 수 있는 노선이다. 그래서 타누키 호수를 본 다음에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고 시라이토 폭포를 가기도 하고, 반대로 시라이토 폭포를 먼저 갔다가 타누키 호수를 가는 것으로 일정을 계획하기도 한다. 나는 타누키 호수만 다녀왔다.



후지노미야 시내의 모습. 꼭 후지산이 아니더라도 한적한 길을 걷는 것 자체가 힐링이었다.





후지노미야 시내를 걷다 보면 후지산이 보인다. 어느 주차장에서도 후지산이 보였다. 이 동네 사람들은 잠깐만 돌아다녀도 항상 후지산을 보겠구나. 그걸로 하루의 피로를 날리겠네.


주차장에서 보이던 후지산.



시즈오카현 후지산 세계유산센터(Mt. FUJI world heritage centre, Shizuoka)

후지노미야 시내에는 시즈오카현 후지산 세계유산센터(Mt. FUJI world heritage centre, Shizuoka) 가 있다. 이곳은 후지산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설립한 곳으로 2017년에 개관한 전시장이다. 전시장 앞에는 거꾸로 된 원뿔 모양의 거대한 건축물이 있고, 건축물 앞에 얕은 물이 깔려 있다. 거꾸로 된 원뿔 모양이 거울처럼 물에 반사되어 후지산의 모습처럼 보일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시즈오카현 후지산 세계유산센터(Mt. FUJI world heritage centre, Shizuoka).
건물 앞에 거대한 건축물들이 있어 눈에 쉽게 띈다.




1층에서 5층까지 산을 오르는 것처럼 나선형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며 전시를 본다. 경사로 옆에서는 후지산을 오르는 영상이 함께 나온다.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마치 후지산을 오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맨 위 5층에는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테라스가 있다. 5층까지 오면 후지산과 후지노미야 시내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후지산과 후지노미야 시내.


구름이 가리지 않은 후지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건물 안에서도 후지산이 잘 보인다. 건물 5층 바닥에 초점을 맞추면 후지산이 비치는 반영 사진을 찍을 수 있다.


1층에는 카페와 기념품 가게가 있다.
후지산을 상징하는 고깔 모양과 그림들이 보였다.


1층 카페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거꾸로 된 원뿔 모양 건축물이 후지산처럼 보이도록 깔아놓은 얕은 물이 있다.




센터의 입구에는 어린이들이 그린 후지산 그림이 연도별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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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즈오카현 후지산 세계유산센터(Mt. FUJI world heritage centre, Shizuoka) 5층에 가면 후지산과 후지노미야 시내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다시 전시장을 나와 후지노미야 시내를 걸었다. 가는 길 틈틈이 후지산이 빼꼼하고 보였다. 후지노미야 시내만 걸어 다녀도 후지산이 잘 보인다. 일정이 촉박하다면 타누키 호수까지 가지 않고 후지노미야 시내만 돌아다녀도 될 것 같았다. 구경을 마치고 이제 짐을 챙겨서 후지노미야 역으로 갔다.





후지노미야 역에서 시즈오카나 신시즈오카로 가려면 후지역으로 가는 2번 승강장으로 가야 한다. 일본의 소도시 여행은 승강장이 몇 개 없어서 전철 환승이 비교적 쉽다. 돌아갈 때도 후지역에서 내려 5, 6번 승강장으로 이동하고, 시즈오카행 전철로 갈아타면 된다.



후지노미야 역에서 2번 승강장으로 가면 후지역 방향으로 간다.


전철을 기다리는데 후지산이 잘 보였다.


전철을 타고 갈 때도 계속 보였다.


일본 전철역의 모습.
후지역에서 내려 5, 6번 승강장으로 이동하고, 시즈오카행 전철로 갈아타야 한다.




시즈오카 역에서 내려 시즈오카 시내를 둘러보았다.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하지만 후지산의 모습이 쉽게 보이지는 않았다. 후지산을 많이 보려면 후지 역, 후지노미야 역까지는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후지산을 보자 한 주간의 피로가 날아가는 것 같았다. 여행은 역시 마음이 동할 때 가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도 마음이 좀 힘들다면 잠깐 일상에서 벗어난 다른 장소로 훌쩍 떠나보며 마음이 평온해지길 바라본다.



일본 여행의 마무리는 역시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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