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메데인의 코무나 13과 케이블카 탐방기

나홀로 남미 여행기-9

by 나일라

콜롬비아는 카리브해 남쪽, 적도 부근에 위치해 있는 남아메리카 국가이다. 콜롬비아는 비가 오면 배수가 잘 되는 약산성 토양을 지녔고, 여름에는 너무 덥지 않고 겨울에도 기온이 20도 이하로 거의 내려가지 않는 온화한 기후를 가졌다. 이처럼 커피 재배에 적합한 조건을 가진 적도 부근에 위치한 나라들을 커피 벨트(Coffee belt)라고 부르며, 콜롬비아 역시 커피 벨트에 속하는 나라로 세계 3위의 커피 생산국이다. 그런데 커피만큼이나 콜롬비아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 또 있다. 바로 코카이다.

코카는 마약 코카인을 만드는 원료가 되는 식물이다. 코카는 열대 지역의 해발 1,000~2,000m 높이의 고산지대에서 잘 자란다. 즉, 커피 벨트에 있는 나라 중 고산 지대가 많은 곳에서 재배가 가능한 것이다. 코카를 재배할 수 있는 곳이 전 세계에서 남아메리카 대륙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콜롬비아 다음으로는 페루와 볼리비아에서 코카가 생산된다고 한다. ( 양성관의 [마약 파는 마음, 마약 파는 사회] 참조)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코카 재배눈 커피보다 노동 부담이 낮고 생산 비용이 싸서 불법적으로 코카를 재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1980년대 콜롬비아에서는 이러한 지리적 이점으로 코카인을 밀매하는 마약 카르텔이 만들어졌다.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 제2의 도시 메데인에서 마약 카르텔을 만들었다. 흔히 그를 마약왕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던데 범죄자를 치켜세우는 것 같은 이런 용어를 쓰는 것은 지양해야 하는 것 같다. 어쨌든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메데인 카르텔을 결성하여 코카인을 만들고 멕시코와 미국으로 마약을 밀매해 막대한 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부패한 정부를 대신하여 메데인 시에 학교, 병원 등을 세워 시민들에게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국회의원이 되어 1년 정도 정치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범죄 사실이 폭로되며 국회의원에서 파면되었고, 이후 에스코바르는 이에 대한 앙갚음으로 법무부 장관, 대통령 후보 및 콜롬비아 정부에게 테러를 하는 등 사회에 큰 혼란을 일으켰다. 그의 행태에 민심은 돌아섰고, 말년에 그는 콜롬비아 정부군과 미국 마약단속국 요원들에게 쫓기다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번 글에서는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콜롬비아 정부에 쫓기면서 숨었다고 하는 메데인의 동네 모습들을 담아보려고 한다. 이 동네들은 오늘날 도시 재생 사업의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곳들이다.



코무나 13(Comuna13)

메데인의 서쪽 고산 지대에 위치한 코무나 13(Comuna13) 은 과거에 낙후된 빈민가였다.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이런 좁고 높은 동네에 숨어 지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코무나 13은 폭력과 마약 문제 등으로 사람이 떠나가던 동네였으나,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바뀐 의미 있는 곳이다. 먼저, 가파른 계단을 쉽게 오갈 수 있도록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였다. 에스컬레이터의 총길이는 384m로, 6개의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에스컬레이터는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던 주민들을 훨씬 편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예술가들이 모여 형형색색으로 골목의 벽을 칠하고 그림을 그렸다. 과거 흉흉했던 마을은 이제 벽화를 보러 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가 되었고, 무료로 진행하는 코무나 13 워킹 투어도 운영되고 있다.


교통편을 살펴보면, 포블라도 전철역(Estación Metro Poblado)에서 산 안토니오 역(Estación metro San Antonio)으로 환승하고 산 하비에르 역(Estación metro San Javier)까지 이동한다. 산 하비에르 역에 가면 마을버스가 있다. 역 앞에서 222번과 240번 버스를 타면 코무나 13까지 갈 수 있는데, 현재 구글 지도로 검색해 봤을 때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 걸어서는 산 하비에르 역에서부터 30분 정도 걸린다. 나는 갈 때는 걸어서 갔고, 산 하비에르 역으로 돌아올 때는 마을버스를 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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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으로 코무나 13 가는 경로 (환승 횟수)

* 포블라도 전철역(Estación Metro Poblado) - 산 안토니오 역(Estación metro San Antonio) - 산 하비에르 역(Estación metro San Javier) : 전철 (2번)
* 산 하비에르 역 버스 정류장 : 222번, 240번

* 차로는 10분 소요

* 걸어서는 30분 소요


산 하비에르 역(Estación metro San Javier) 입구.
산 하비에르 역(Estación metro San Javier) 에서 코무나13을 향해 걸어가본다.
걸어갈 때는 높은 언덕길이라는 것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계단과 언덕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집들이 계속 있다.
저 멀리까지 언덕 위에 집들이 다닥다닥 있는 게 보인다. 에스코바르가 왜 숨기 좋았는지 알 것만 같다.


코무나 13은 6개의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나는 코무나 13 입구가 아닌 다른 길로 와서 올라올 때는 이용하지 못했다. 다리가 더 튼튼해졌다.
코무나 13(Comuna13).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훨씬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코무나 13은 예술가들이 그린 벽화를 보러 오는 관광지가 되었다.



내려갈 때는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벽화가 잔뜩이다.
좌) 버스를 기다리며 찰칵. 우) 코무나 13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있길래 폴라로이드 사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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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어서는 산 하비에르 역에서부터 코무나 13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다. 코무나 13을 걸어갈 때, 구글 지도에 'Escalator Comuna 13' 로 검색해야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입구로 길을 안내한다. 걸어갈 때는 높은 언덕길이라 신발끈을 단단히 묶어야 한다.




메데인에는 또 하나의 도시 재생 사업의 성공 사례가 있다. 메데인의 북동쪽에는 고지대에 위치한 산토도밍고(Santo Domingo Savio)라는 마을이 있다. 이곳 역시 과거에는 빈민촌이었다. 코무나 13처럼 각종 사회 문제가 일던 동네였으나, 2004년 도심과 마을을 연결하는 케이블카가 만들어지면서 변화에 성공하였다. 산토도밍고 마을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교통수단을 위해 케이블카를 만든 경우라고 한다. 케이블카의 길이는 9.37km이고, 6개의 케이블카 노선이 있다. 각 H, J, K, L, M, P 노선이다. 나는 K노선과 J노선의 케이블카를 이용해 보았다. J노선은 코무나 13을 가기 위해 갔었던 산 하비에르 역(Estación metro San Javier)에서 케이블카를 타러 갔고, K노선은 아쎄베도(Estación metro Acevedo) 역으로 가서 케이블카 역으로 이동했다.



메데인은 전철이 잘 되어있고, 전철 안에서 사람들이 핸드폰을 사용할 정도로 치안이 괜찮았다.
전철역에서 내리면 케이블카가 있는 전철역의 경우에는 이렇게 케이블카 그림과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를 따라 올라간다.
케이블카 역으로 오면 이렇게 줄을 서는 구역이 있다. 놀이기구를 타는 느낌이다.


케이블카에 탔다.


케이블카를 타니 보이는 모습. 와, 집들이 정말 많다.



멀리서 보이는 케이블카의 모습. 마을의 모습을 직접 보니 왜 케이블카를 대중 교통으로 만들었는지 알겠다. 정말 집들이 많고 빼곡하다.


이번엔 아쎄베도(Estación metro Acevedo) 역으로 갔다.
케이블카의 내부. 에어컨이 없어서 여름엔 엄청 더울 거 같다.


케이블카를 타니 보이는 모습.


멀리서 보이는 케이블카의 모습.
마을의 모습. 햇빛이 송신탑에만 비추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좌) 역에서 보이는 케이블카의 모습. 우)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 전철을 바로 탈 수 있으니 획기적인 교통 수단이 되었을 만하다.


전철역 앞에는 이렇게 마을버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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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에서 내리면 케이블카가 있는 전철역의 경우에는 케이블카 그림과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를 따라 케이블카 역으로 올라가서 케이블카를 타면 된다.


메데인은 전철이 잘 되어있고, 전철 안에서 사람들이 핸드폰을 사용할 정도로 치안이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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