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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Aug 22. 2023

미안, 죄송, 쏘리

감정보다 행동

흔들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상대방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쏘리!’.


누구나 한 번쯤 이 단어를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단어들이 나오기까지 무수한 감정과 상황, 관계들을 생각한다. 대부분이 이 단어를 사용할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세 가지의 언어 중 하나를 선택한다. 가볍게 본인의 착오나 잘못을 인정할 때, ‘쏘리!’. 가볍지는 않지만 나와 상대방이 친근하거나, 존대하지 않아도 될 때, ‘미안합니다’. 격식을 차리며 상대방을 존중할 필요가 있을 경우, ‘죄송합니다’.


다른 언어지만 같은 의도이고, 다른 상대방이지만 같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함이다. 다만, 이러한 언어들이 나오기까지 이 언어가 입으로 나오는 것을 본인 생각이 동의해야 한다. 스스로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 언어들은 나오지 않는다. 주위의 환경이나 사람들이 내가 이러한 말들을 나와야 한다고 지적하거나 눈치를 주더라도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이러한 언어들은 나올 수 없다. 어쩌면 이러한 감정들은 상대방을 향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의 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것이다.


미안하다, 죄송하다, 쏘리는 언어로 내뱉어지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행동의 변화이다. 이러한 언어를 통해 나의 잘못을 비교적 쉽게 넘어가게 된다. 행동이 변하지 않고 이러한 언어들이 쌓이면, 그 언어의 힘을 잃어버린다. 언어가 가지는 힘을 잃어버리면, 인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 그래서 쉽게 넘어가는 언어보다 어렵게 변화되는 행동 가짐이 중요하다.


‘유감입니다.’

정치인들에서 많이 사용하는 언어다. 본인이 잘못하거나, 상대방의 실수나 오점 등을 지적할 때 나오는 언어인 것 같다. 흔히 보통의 세계에서 자주 듣지 못하는 언어를 정치인들은 많이 사용한다. 그중의 하나가 이것이다. ‘유감입니다.’

미안, 죄송, 쏘리 등의 언어를 입으로 내뱉었을 때, 그것은 본인이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래서 특정 누군가가 이러한 언어를 언급한다면 상대방의 기분이 누그러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유감’이라는 언어를 들었을 때는 미안한 감정이 아닌 상황이 그러하니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냥 넘어가자는 이야기로 들린다. 내가 가지는 미안함의 타자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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