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는 범죄자가 아니다.
은둔형 외톨이는 범죄자가 아니다. 사회적 관계 기술이 필요한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다.
정유정 사건이 발생하고 YTN에서 대학의 교수와 함께 이 사건을 심층 분석하였다. 거기서 정유정 사건을 “은둔형 외톨이의 위험성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라고 언급하였고 이 내용이 자막으로 방송되었다. 당시 고립 친구들과 차이나타운의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먹으면서 이 뉴스가 생방송으로 그대로 흘러나왔다. 고립 친구들과 같이 YTN을 보고 있는데, 이 자막이 명확하게 나오면서 은둔형 외톨이를 범죄자 취급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자막을 보고 있노라니 당황스러우면서 화가 났다. 내 앞에서 밥을 먹고 있는 고립 친구들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이 친구들이 잠재적 범죄자인가? YTN의 자막에 은둔형 외톨이의 위험성이 나타난 것이라는 전제가 있었다. 그러나 정유정 사건과 은둔형 외톨이를 연결하고, 은둔형 외톨이의 위험성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고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은둔형 외톨이와 수년 간 같이 생활하신 대표님은 식사 도중에 분노에 치밀어 올라 해당 방송국에 항의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주변 지인들에게 이 방송국에 항의성 민원을 제기해달라는 부탁 전화를 돌렸다.
정유정 사건으로 은둔형 외톨이가 주목받게 되었다. 잠재적 범죄를 관리하기 위한 방도인 듯, 은둔형 외톨이에 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이 사건으로 내가 참여하는 연구도 관심을 받으며 이 연구의 책임자는 언론사로부터 여러 연락을 받고 인천 지방신문에 기사도 실을 수 있게 되었다.
[경제프리즘]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억측 제발 멈춰주세요 (kyeonggi.com)
물론 은둔형 외톨이와 내가 만나고 있는 고립 친구들과는 명확하게 다르다. 그러나 사회적 고립 범주 하에 은둔형 외톨이가 있고, 우리 고립 친구 중에 은둔형 외톨이의 성향이 있는 친구도 있다. 이 친구들은 나를 비롯한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굳이 다른 점을 꼽는다면, 이 친구들은 사회적 관계 기술이 부족할 뿐이다. 치료의 대상도 아니고, 잠재적 범죄인도 아니다. 이들은 평범한 사람들로서 한 사회의 구성원이다.
아래의 사진은 YTN이 방송한 자막이다.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나 이들의 환경적인 상황, 특성 등을 모르고, 자극적인 자막으로 시청을 유도한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