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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Jul 09. 2023

은둔형 외톨이 3

친구들과 친분 쌓기, 돌아다녀 보자.

두 번째 친해지기는 인천에서 유명한 관광지 중의 하나인 차이나타운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앞선 첫 번째 모임은 실내였다면, 이번 두 번째 모임은 실외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인천에 위치한 직장에서 일하지만, 인천의 핫 플레이스인 차이나타운은 많이 가보지 못하였다. 차이나타운에서 두어 번 밥 먹으러 가본 기억밖에 없다.


나의 한 지인이 인천 차이나타운의 중국집에 중국 사람과 식사를 한 경험을 말한 적이 있다. 그 중국 사람은 이 음식이 중국 음식이 아니라고 하였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였다고 한다. 명칭은 중국집인데, 중국 음식이 아니라니. 그럼 이 음식은 한국 음식이란 말인가?


고립 친구들과 1시경에 만났다. 차이나타운에 들어가기 위한 웅장한 대문(?)이 있다. 그 앞에서 모이기로 하였다. 이 대문의 이름은 잘 모르지만, 인터넷에 ‘인천 차이나타운’이라고 검색하면 많은 블로그에서 이 사진을 걸어둔다.


하여튼 고립 친구들 5명이 모여 중국식당에서 우리나라 대표 음식인 짜장면과 만두를 먹고, 서로 알아가는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친구들이 모두 모이면 6명인데, 1명이 늦게 도착한다고 하였다. 대표님은 1:1씩 3개의 조를 짜서 서로 알아가는 프로그램으로 계획하였으나, 1명이 오지 않아 대타로 내가 투입되었다.

내가 만난 친구는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한 어색함 혹은 두려움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그 친구는 오늘 모임이 너무 힘들어서 부담되지만, 용기 내서 왔다고 말하였다. 이 친구에게 고마웠다. 나는 이 친구에게 왜 고립 생활을 하는지 질문하고 싶었으나 참았다. 친구가 말하고 싶은 수준까지 말하는 것이 이 모임을 지켜나가기 위한 나와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면서 이 친구와 공통점을 찾고 싶었다. 이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나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대화는 1시간 남짓 이어졌다.


이 친구와 대화하면서 내가 참여하는 연구보다 이 친구의 감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연구에서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도록 참여하면 나는 매우 고마울 거지만, 네가 부담된다면 이 모임에서 빠져도 된다고 말하였다. 내가 잘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친구는 오늘 모임 이후 단체 메신저 방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며 나갔다.


그날에 친구들과 친분 쌓기를 위해 모였지만, 단체 메신저 방에서 이 친구가 나간 뒤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가 불필요한 말을 했는가? 인터뷰 대상자 참여의 자발적 의지를 고려해야만 하는 연구윤리 차원에서 옳은 일을 한 거라고 믿지만, 그래도 나와 대화를 나눴던 친구가 이 모임을 그만둔 것에 대해서 안타까운 감정이 컸다.


은둔형 고립 친구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지내길 바란다. 이 모임에서 떠난 그 친구도 내가 아닌 다른 이의 도움이나 힘을 받으며 살아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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