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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n Jul 02. 2023

은둔형 외톨이 2

친구들과 친분 쌓기, 게임을 해보자.

고립 친구들에게 연구와 관련하여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친해져야 한다. 잘 모르는 인터뷰 대상자에게 무턱대고 의견을 묻게 되면 원하는 정보를 말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관계의 장벽을 허물어서 원활한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 친근감을 만들어가는데, 고립 친구들과 친근감을 형성하는 것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연구진에서는 고립 친구들과 친근감을 만들기 위해 3번의 모임을 계획하였다. 이 3번의 모임 이후에 연구진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한 인터뷰는 2번으로 짜 보았다.


첫 번째 모임은 내가 일하는 직장의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공동연구진으로 참석하신 은둔형 외톨이 전문가 대표님은 유연하게 모임을 이끌어가셨다. 먼저 나의 실명이 아닌, 이 모임에서 부르고 싶은 가명을 짓기로 하였다. 대표님은 ‘귀멸의 칼빵’로 지으셨는데, ‘귀멸의 칼날’이라는 만화가 유명하다고 한다. 대표님은 예전에 만난 은둔형 외톨이 친구 중의 한 명이 이 만화를 재밌게 보고 있다고 이야기한 뒤에 이 만화를 보고 감명 깊어 이 이름으로 불리기로 원한다고 하였다. 나는 무엇으로 정할까?


내가 어렸을 적, 아주 재밌고 기억나는 만화는 피구왕 통키다. 피구왕 통키가 불꽃슛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 썼던 장면들은 아직도 생생하다. 내가 초등학생 때 피구왕 통키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비디오 대여점에서 몇 부 작으로 나뉜 비디오를 거금을 들여 빌려서 보는 것 밖에 없었다. 만약 친구 중 그 비디오를 빌려와서 친구들과 같이 보게 되었다면, 그 친구는 그날 영웅 대접을 받았다. 나 역시 관심을 받기 위해 인기가 많았던 피구왕 통키 비디오를 빌려와서 학교 수업 시간에 봤던 적이 있었다. 그날 나는 친구들에게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그날의 기억은 나를 행복하게 하고 즐겁게 한다. 그래서 나는 고립 친구들과 모임에서 ‘피구왕 션’으로 불리길 원한다고 밝혔다. ‘션’은 나의 영어 이름이다. 이것에 대한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지만, 나중에 한 번 작성해 보겠다.


서로의 가명을 정하고, 우리는 초성 게임으로 첫 게임의 시작을 열었다. 여러 가지의 초성 게임은 서로 어색했던 분위기를 웃음으로 메꾸었던 것 같다. 초성 게임을 맞춘 사람들은 대표님이 사비를 들여 커피 쿠폰도 선사하였다. 프로그램의 순서를 미리 전달받은 나는 모든 게임의 답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모르는 척 연기를 하였다. 나도 정답을 맞혀 커피 쿠폰을 받고 싶었지만 참았다. 게임 중 친구들의 목소리가 처음보다 커진 것을 발견하고, 첫 번째 친분 쌓기는 성공임을 감지하였다.



아래는 대표님이 활동하시는 사이트이다. 좋은 일을 하시는 만큼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https://blog.naver.com/PostList.naver?blogId=theyouth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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