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고립된 친구들과 만남 시작
은둔형 외톨이가 사회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여러 사람이 관심을 가진 만큼 위정자들과 언론에서 눈길을 끌기 마련이다. 인천광역시 역시 은둔형 외톨이 사안에 대응하기 위해 광역시 차원의 조례를 제정하였고, 내가 일하는 곳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만드는 연구과제를 진행 중이다.
나의 연구는 사회적 고립에 초점을 두는데, 이는 은둔형 외톨이와 엄격하게 다른 개념이다. 아래의 그림과 같이 은둔형 외톨이는 사회적 고립에 포함되지만, 사회적 고립이라고 은둔형 외톨이는 아니다. 즉, 고립 성향을 가진다고 해서 은둔으로 나아가진 않는다. 내가 참여하는 연구는 은둔형 외톨이보다 좀 더 넓은 개념인 사회적 고립에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모든 연령대를 포괄하지 않고 청년으로 한정하였다.
자료: 김성아(2023). 새로운 취약계층: 사회적 고립과 은둔.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 토론회 자료 참고
특정 연구가 다른 이들에게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연구 주제와 관련된 사람들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그리고 깊게 들어야 한다. 나의 연구 역시 사회적으로 고립된 청년들의 의견을 많이, 그리고 깊게 들어서 연구에 반영해야 한다. 통상 특정 주제와 관련해서 경험이 많고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사람들은 찾기 쉽다. 인터넷에서 관련 연구나 기사 등을 참고하면 메일 주소를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고립된 청년들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난관이었다. 그들은 찾아도 찾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혹여 찾더라도 이들이 연구에 참여하여 의견을 말해줄지 의문이었다.
우리 연구진은 은둔형 외톨이로 유명한 운동가 한 분을 연구진으로 모시었다. 그분의 조언에 따라 사회적으로 고립된 청년들을 모집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온라인에 공지하고, 지역의 사회복지시설에 홍보하였다. 다행히 10여 명을 모집하였고 그중에 고립 성향이 짙다고 판단되는 친구들을 선발하여 6명으로 일명 ‘청년자문단’을 꾸렸다. 물론 다른 연구의 인터뷰 대상자와 비교하여 어렵게 구하였지만, 나의 예측보다는 많은 인원이 지원하였고 연구에 적합한 인원수였다.
이제 이들과 만나서 친분을 쌓고, 우리 연구진이 원하는 정보를 얻어야 한다. 이들이 연구진과 일종의 신뢰 관계를 맺을지, 참여하다가 도망갈지, 아니면 질문을 거부할 것인지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다. 그래서 우리는 재밌는 활동을 먼저 시작하여 이들과 우리의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가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