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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Aug 08. 2023

승기악탕(勝妓樂湯)



음식 맛이 기생과 노는 것보다 더 낫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라는 게 사전의 설명이다.


논란이 된 것은 이것이 일본의 스키야키와 같다거나 상호영향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물론 발음상의 유사성이 전제되어 있다.


거기에 대해서 무려 이덕무, 최영년, 최남선, 문일평 등이 이러저러한 추론과 가설을 낸 바 있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스키야키는 소고기가 주 재료인바, 일본에서는 7세기부터 19세기 말 에도시대까지 육식을 금지했다는 점, 승기악탕은 숭어·잉어·조기·도미 등을 구워 채소·국수 등과 함께 끓인 음식이라는 점, 그 표기가 승지아탕(勝只雅湯) 등 다양하다는 점을 두루 살펴야 한다.


지금 사전을 위시하여 여기저기서 "승기악탕은 곧 스키야키다"라는 식의 단정이 난무하는데 --- 국어학자 이기문은 그것을 일본 스키야키(衫燒)에서 온 차용어라 했다 --- 대단히 곤란하다. 재삼 재사 따지고 또 확인해야 한다.


앞에서 승기악탕을  숭어·잉어·조기·도미 등을 구워 채소·국수 등과 함께 끓인 음식이라 했지만, 사실 그것이 실제로 무슨 요리를 지칭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朝鮮料理學 』(1940)에서는 그것을 도미찜이라 했지만, 『閨閤叢書』(1809)에서는 닭을 넣은 왜관 요리로, 『進饌儀軌』(1848)에서는 ‘승지아탕(勝只雅湯)’이라 하여 숭어와 농어를 반 마리씩 넣은 요리로, 『進饌儀軌』(1887)에서는 숭어와 오리를 넣은 요리고, 『朝鮮料理製法)』(1913)과 『朝鮮無雙料理製法』(1924)에서는 숭어를 넣은 요리로 각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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