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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Sep 22. 2023

추분


내일이면 한 해의 3/4이 지나는 시점이 된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고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중국(화북)에서는 추분 기간을 5일 단위로 3후로 구분하고, 초후(初候)에는 우레 소리가 그치고, 중후(中候)에는 동면할 벌레가 흙으로 입구를 막으며, 말후(末候)에는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여긴다. 내 집은 워낙 한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입구를 좀 손보기는 해야 할 시점이다.


추분에는 제주와 남해안 일부에서 노인성(카노푸스), 곧 수성(壽星)이 잠깐 보인다. 예부터 그 별을 보면 장수한다고 하여 의인화해 이마가 긴 할배 그림으로 그려 선사하기도 했다. '수성노인도'이다. 이번 가을에도 제주에 가서 직접 볼 수는 없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아쉽지는 않다. 장수, 그런 거엔 욕심이 크게 없다.


수성노인도. 미상. 조선. 107.7×61.8.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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