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立)은 대개 ‘서다’, ‘세우다’의 뜻으로 쓰인다. 그런데 ‘입춘(立春)’, ‘입하(立夏)’, ‘입추(立秋)’, ‘입동(立冬)’처럼 시간이나 계절과 관련되어 쓰일 때는 ‘곧’이라는 부사의 기능을 한다. 말하자면, (아직 본격적인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오지는 않았지만), 곧 올 것이다‘라는 의미다.
그러므로 ‘입춘’을 ‘봄에 들어섰다’거나 '봄이 왔다'고 풀이하는 것은 잘못이다. ‘입(立)’이지 ‘입(入)’은 아니다. 아직 봄은 아니지만 이제 곧 봄이 다가온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제일 잘 아는 ‘입춘대길(立春大吉)’은 그러므로 ‘앞으로 봄이 오면 큰 행운이 따르기를 바란다’는 기원으로 봐야 적절하다.
참고로 입춘은 양력으로 2월 4일경으로 아직 쌀쌀한 날씨다. 음력으로는 섣달에 들기도 하고 정월에 들기도 하며, 정월과 섣달에 거듭 들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를 ‘재봉춘(再逢春)’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