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튼 tv에 저것을 써놓은 족자가 보인다. 옆에서 묻기에 이렇게 설명해 보았다.
글자만 보아서는 이 글귀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후덕'은 '두터운 덕' 혹은 '덕을 두텁게 하다'라는 말일 텐데, 그렇다면 '재물'은 '실은 물건' 혹은 '물건을 싣다'는 말이겠다. 그렇다면 '두터운 덕과 실은 물건' 혹은 '덕을 두텁게 하고 물건을 싣는다'는 건 과연 무슨 말인가?
이것을 이해하려면, 이 말이 들어 있는 텍스트와 그 전후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 <주역(周易)>이다. '후덕재물'은 <주역> 곤(坤) 괘의 괘사(卦辭)에서 나온 말이다. 그 앞의 건(乾) 괘 괘사는 그 유명한 '자강불식(自强不息)'이다.
건(乾)은 하늘이니, '자강불식'(스스로 힘써 쉬지 않음)은 그 하늘과 관련해 풀이해야 한다. 곧 하늘의 해와 달의 굳건한 운행을 본받아 스스로 힘씀에 쉼이 없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후덕재물'은 곤(坤), 곧 땅과 관련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 말은 두터운 땅이 자애롭게 만물을 싣고 기르듯 덕행을 쌓아 관대 하라는 뜻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