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에 연이어 생겨나는 사회주의 계열의 잡지들이다. 『신계단』은 제3차 조선공산당인 엠엘(ML)당의 기관지였던 『조선지광』의 후신으로 1932년에 창간된 월간 종합 잡지다. 한설야, 임화, 김남천, 이기영 등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이러타』는 이종률이 만든 “사회실정조사소”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각종 문제를 명쾌하게 분석하는 잡지”로 ‘사회주의자와 민족주의자의 민족협동전선 전술’에 관심이 많았다.
『신계단』에 실린 “「이러타」의 표명문 비판”(1933.1.14.)이라는 글을 읽게 되었다. 1932년 ‘천도교청년당원의 조선지광사 습격 사건’을 기화로 사회주의 진영에서는 일제히 천도교 비판에 나서게 된다. ‘천도교 정체성 폭로 비판회’가 조직되었는데, 『신단계』가 가장 강한 주장을 폈다. 그들은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맑스의 주장 아래 천도교를 “민족개량주의적, 파쇼적 몸부림”이라 평가하고, 최제우를 “70여 년 전의 정신 잃은 망둥이”라고 폄하한다. 그러면서 사회주의 계열 내의 여러 입장들을 아울러 비판하고 있다. “「이러타」의 표명문 비판”이 그 하나이다.
『신계단』에 따르면, 사회주의 계열 내에는 “반(反) 종교 투쟁에 대한 무원칙한 편견”이 보인다. “합법 투쟁에 대한 소아병적 거부”, “의식적인 사보타지” 등 “내부의 불통일”이 그것인데, 이것들은 “조선 프로레타리아트의 전체 진열이 얼마나 미약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한 개의 실천적 증좌가 된다.”
“「이러타」의 표명문”은 한 마디로 “비변증법적 편견의 소산”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진 파일이 읽기가 어렵게 되어 있을 뿐 아니라,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러타」의 표명문을 직접 읽어볼 필요가 있다. riss를 찾아보니 다행히 연세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부랴부랴 복사 신청을 했는데, 예상한 대로 “복사금지”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귀중한 자료일 테니 그럴 수 있겠다. 그런데 도서관 소장 자료는 대중이 그것을 볼 때 그 가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저 ‘우리는 이런 귀중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여러 사람이 만지면 상하게 될 우려가 있으니, 다른 방도를 적극 모색해야 마땅하다. 그것은 사진을 찍어 파일로 만들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