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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May 01. 2024

아름다운 글?


"재미있는 이야기, 목소리가 높은 주장, 무겁고 난해한 증명, 재치 있는 경구, 엄숙한 교훈은 많으나 <아름다운 글>은 드물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 알기에 이렇게 말한 이의 삶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 물론 삶과 글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름다움을 운위하는 사람은 최소한 아름답게 살려고 애는 써야 할 것이다.


이 글을 쓴 이는 "아무나 글을 쓰고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주워온 지식들로 길고 긴 논리를 편다. 천직의 고행을 거치지 않고도 많은 목소리들이, 무거운 말들이 도처에 가득하고, 숱하고 낯선 이름들이 글과 사색의 평등을 외치며 진열된다"고도 했다.


나는 이 말에서 홀로 "천직의 고행"을 실천하는 완고한 엘리트의 그림자를 본다. "글과 사색의 평등"은 고상한, 선택 받은 소수 엘리트의 자리를 더럽히는 오물이라 강변하는 ...


엘리트만이 저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다면, 그런 건 써서 무엇하겠나. 무슨 효용론 따위를 강조하자는 게 아니다. 책상머리에서 고상하게 천직의 고행을 거치는 사람만이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다면, 그 아름다움은 도대체 어떤 것이겠는가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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