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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May 09. 2024

두 그림


1. 선동절로도해도(仙童折蘆渡海圖)


심사정(沈師正, 1707~1769)의 그림이다. ‘선동절로도해도(仙童折蘆渡海圖)’라는 말은 선동이 갈대를 꺾어 바다를 건너는 그림이라는 뜻이다. 달마가 갈대를 꺾어 강을 건넜다는 고사를 변용하여, 달마 대신에 선동을 그려넣었는데, 선동은 가는 갈대 잎에 의지해 파도치는 물 위를 건너면서도 태평스럽게 낮잠을 자고 있다.


2. 노승탁족도(老僧濯足圖)


조영석(趙榮祏, 1686~1761)의 그림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이행유(李行有)가 그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행유는 젊었을 때 조영석의 그림을 모방하곤 했다고 한다. 그림에 적힌 “종보(宗甫)”는 조영석의 자인데, 이행유가 일부러 그렇게 적어놓았다는 것이다. 어떻든 이 그림에 등장하는 노승은 범상치 않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이 그림의 제목을 “발을 씻는 승려”라고 했다. 그냥 승려인지 아니면 노승인지, 그리고 발을 씻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탁족을 하고 있는지, “노승탁족도”라는 제목은 어디에서 온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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