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경환 May 30. 2024

종교의 최소 덕목

연전에 일행과 함께 지방의 모 고찰에 들렀다. 이른 봄 차가운 날씨였다. 봄옷으로 나들이를 한 일행들이 추위를 견디기 어려웠다. 마침 절 입구에 요사체 비슷한 건물이 있고 문이 열려 있어 잠시 바람을 피하자 하고 들어갔다. 잠시 후 승려가 와 벼락같이 화를 내면 왜  남의 집에 무단 침입을 했냐며 인솔자가 누구냐고 했다. 마치 고소라도 할 모양이었다. 사과를 하고 나왔지만, 집에 오는 내내 기분이 언잖았다. 그 절이 좋아 멀리서 찾아갔건만 이런 푸대접을 벋아냐 하나 하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추우니 따뜻한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시라고 해야 옳은 일 아닌가?!


그러면서 무슨 중생을 구제하느니 뭐니 떠드는가.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 저녁 산책을 하면서 소변이 급해 근처 교회를 들렀더니 화장실을 열쇠로 잠궈 놓았다. 주차장을 막아놓은 데는 여럿 봤지만, 화장실까지 닫아놓다니...그러고서 "이웃을 사랑하라" 외칠 수 있는가?! 그러려면 "빛과 소금" 운운은 제발 거두어들이기 바란다.

 

왜들 그 모양인지 참으로 어이가 없다.

작가의 이전글 이 선량을 보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