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경환 Jun 28. 2024

소보(笑譜)


‘웃음의 계보’라는 말이겠다. 이익의 《성호사설》에 나오는 짧은 글의 제목이다. 이런 말이 나온다.


"만일 남의 과실로 인해 웃음이 터져 나온다면 더욱 살피지 않아서는 안 되니, 조금만 마음가짐을 소홀히 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실수의 음성이 나오게 된다."


철딱서니 없이 그리고 교양머리 없이 함부로 나대거나, 자기만 알아서 주위를 전혀 고려치 않거나, 배려 같은 건 일절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자는 남의 과실을 보고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웃어 버리고 말 것이다.


그런 한심한 웃음 이외에도 참으로 보아주기 어려운 웃음으로 ‘썩소'나 ‘냉소(冷笑)’도 있고, ‘조소(嘲笑)’도 있으며, ‘비소(誹笑)’도 있다. 이들 사납고도 징그러운 웃음들은 모두 정공법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작가의 이전글 적의(適意)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