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일각(十年一覺)

by 진경환

제주 관덕정 창방 아래에는 총8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그중 ‘여자들이 어느 남자에게 귤을 던지는 장면’이 보인다. 이 그림은

두목(杜牧, 803~852)이 술에 취해 양주(揚州)의 청루(靑樓) 거리를 지나니, 기녀(妓女)들이 던진 귤이 수레에 가득 쌓였다는 고사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두목(杜牧)의 시 <견회(遣懷)>에서 저 유명한 ‘십년일각(十年一覺)'이라는 말을 나오게 한 바로 그곳이다.


시는 이렇다. “강호에 낙백하여 술 싣고 다니면서 / 개미 허리 살결 고운 미인들과 놀았도다 / 양주의 꿈결에서 10년 만에 깨어보니 / 풍류객 뜬 이름만 청루에 남았구나(落魄江湖載酒行, 楚腰纖細掌中輕. 十年一覺揚州夢, 贏得青樓薄幸名)”


그런데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제주편):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창비, 2012)에서 이 시와 고사를 두보의 것으로 적었다. 덕분에 인터넷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관덕정을 소개하는 공식 사이트에서도 저 시의 저자와 그림의 인물은 두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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