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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Nov 25. 2022

주말 아침은 스타벅스

중국은 배달의 민족이었어. 


  주말 아침 10시에 눈을 뜬다. 제일 먼저 눈을 비비며 핸드폰을 찾는다.      



“오늘은 스타벅스 먹을래? 맥도널드 먹을래?”

“난 스타벅스.”

“그럼 크로와상 샌드위치 먹을까 아니면 초코머핀 먹을까?”

“빨리 골라, 10시 30분 전에 시켜야 해.”     



  주말 아침 오늘은 스타벅스로 정했다. 중국은 아침에 스타벅스가 제일 저렴하다. 커피가 비싼 중국에서 스타벅스의 아침 세트 메뉴는 단비 같은 존재다. 식사 후에 마시는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에선 맛있는 커피를 찾기가 힘들다. 그나마 평타를 치는 스타벅스는 중국에 와서 제일 많이 가는 카페이다. 한국에서는 집 앞 천 원짜리 커피 마시던 나에게 사치 아닌 소소한 일상의 사치가 되었다.     

 


  하지만 아침엔 내가 좋아하는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에 빵 메뉴를 추가하면 싼 가격에 빵과 커피가 배달된다. 1 RMB당 197원으로 환전을 해서(미친 환율) 그냥 200원을 곱한다.(나중에 환전 썰을 풀어보겠다.)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가 27 RMB으로 5400원쯤 한다.  거기에 단품으로 사면 삼사천 원짜리인 빵을 추가해서 아침 세트메뉴 할인을 받아 육천 원이면 향긋한 아메리카노와 버터향 가득한 빵으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할인을 받으려면 10시 반까지 주문을 해야 해서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이 호사도 누릴 수 없다. 신랑과 아이들은 주말에만 시켜 먹는 줄 알지만, 평일 아침에도 자주 시켜 먹는다. 집에 있는 엄마의 특권이랄까.  


  




  부담 없이 스타벅스를 배달시킬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음식이나 카페에서 시키는 커피, 그리고 빵집의 빵은 배달비가 거의 없다. 포장비는 200원 정도 드는 곳도 있지만 식음료는 배달비는 0원이다. 그래서 커피 한잔, 먹고 싶은 빵 한 개, 점심으로 자주 시켜 먹는 마라탕 한 그릇도 음식값만 계산하고 자주 시키게 된다. 


     

  그럼 그냥 배달비가 다 0원인가, 그건 또 아니다. 무거운 마트 물건 물, 캔 음료수, 쌀을 시킬 때만 배달비가 붙는다. 이것도 10kg짜리 물건을 시키면 1000원 정도 배달비로 마트 물건을 받을 수가 있다. 그래서 마트를 안 가게 되고 항상 앱을 켜고 필요한 물건을 담고 있다. 외국인이 자가운전을 하기 힘든 구조라서 항상 뚜벅이 신세인 나는 마트 배달이 너무 편리하게 느껴진다. 1000원짜리 한 장으로 장을 봐서 들고 날라야 하는 나의 노고를 사는 기분이다.      






  오늘도 아침에 조용히 와이 마이 배달앱을 켠다. 제일 먼저 스타벅스 커피와 빵을 시킨다. 한참 후에 점심은 마라탕 한 그릇을 시켰다. 얼얼한 마라향이 여운을 남긴다. 저녁 식사 준비를 하기 위해 마트 배달을 시켜도 부담이 없다. 오늘도 배달 트리플 달성. 엄마들이 우스갯소리로 트리플 달성했냐고 묻는다. 우리나라가 배달의 민족인 줄 알았는데, 중국도 우리와 같은 배달의 민족이었다. 



대문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아침으로 시킨 스타벅스 배달 가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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