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umi Dec 09. 2022

어쩌다 보니 브런치를 하고 있네.

여자 사람 기록의 역사




기록은 자기만족이다. 자기애(자기를 사랑함, 자신의 행복 또는 이익에 대하여) 쩌는 여자의 아무 말 대잔치.




어쩌다 보니 브런치를 하고 있다.




기록의 역사는 싸이월드로 시작된다. 2000년대 학번인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던 싸이월드.

핫했던 커플 다이어리를 모두 한 번쯤은 써 봤을 것이다. 도토리를 사서 마이룸도 꾸몄었다.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일촌명을 몇 날 며칠 고민을 했던가? 그때부터 셀카는 시작되었다. 다이어리를 꼬박꼬박 적고 파도타기로 썸 타는 남자 싸이월드도 염탐하며 재미나는 기록을 했었다.




그다음 블로그를 했다. 블로그엔 결혼을 하고 나서 육아 일상을 적는다며 아이들 사진을 그렇게 올렸다. 나중에 아이들이 보고 좋아할 거라며 숙제처럼 사진을 매일 찍고 올려줬다. 서로 이웃 공개로 아이들 사진을 올리고 또 올렸다. 이웃을 모아야 한다며 이웃 공개 사진과 서로 이웃 공개 사진을 사이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이웃 그게 뭣이라고.




이제 블로그와 같이 했던 카카오스토리로 넘어간다. 카톡이라는 신문물이 나오고 나서 일명 카스는 혁명적이었다. 폰으로 손쉽게 접하고 사진을 바로바로 올릴 수 있는 카카오스토리. 아이들 사진이 대부분이었지만 하루하루 일기장처럼 글을 적었다. 종이 다이어리도 쓰는 여자 사람인데 할 말이 왜 이리 많았을까?




인스타그램은 카카오스토리를 하면서 넘어왔다. 뭔가 감성 감성이 느껴지는 사진을 올렸다. 다른 사람들 그리고 특히 연예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어서 재미났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광고들은 손가락 쇼핑을 하게 하는 장본인이었다. 인스타그램 보면서 물건 안 사본 사람 없을껄? 광고 뜨는 물건들은 다 이쁜 쓰레기였다. 사진빨. 광고 빨.








이것저것 다하다가 어쩌다 보니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서 한 번에 합격했다.  글은 싫다. 생각해야 하는 글은  싫다. 복잡한 글도 싫다. 나처럼 쓰고 싶다. 이것도 기록이고 글이다. 자기애 쩌는 여자 사람. 오늘도  이야기를 적고 있다.



어딘가에 흔적을 남기고 훗날 나를 기억하려고.




사진 - 픽사 베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