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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Jan 05. 2023

공기청정기 색깔에 울고 웃는다.

깨끗한 공기가 그립다(feat.미세먼지)


네이버 오픈사전


중국에 오기 전에 제일 걱정한 것이 공기였다.


공기 안 좋다는데 살 수 있겠어?


작년에 왔을 땐 공기가 너무 좋았다. 이유는 코로나 덕분에 공장들이 풀가동을 못해서였다. 코로나 때문에 좋은 것이 뭐냐고 했을 때 한국에서도 사람들이 중국 공장이 덜 돌아가서 공기가 좋다고 했었다. 와보니 생각보다 공기가 너무 좋다. 이만큼이면 여기서 살 수 있겠다 할 정도로 하늘은 너무 청명하고 이뻤다. 집 앞에 엄청 큰 공원이 두 개나 있는데 나무도 많다. 공원에서 돗자리나 텐트를 펴서 놀면 꼭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이 하늘이 너무 맑다.


푸르른 집 앞 공원과 작년 파란 하늘


중국에서 오래 산 언니들도 코로나 터지고 공기가 너무 좋아. 이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코로나가 조금씩 괜찮아지고 위드 코로나를 하고 이러더니




이번겨울은 최악이다.


작년 겨울은 추웠다. 오자마자 추위에 고생을 해서 겨울이 시작할 때 방한용품을 준비하고 겨울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따뜻하다. 낮기온이 15도까지 올라간다. 추워야 공기도 좋은데 따뜻하니 나쁜 공기가 하늘에 머물러서 일주일째 파란 하늘을 보지 못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공기에 집착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먼저 중국에 온 신랑은 업소용 공기 청정기를 거실에 사놨다. 처음엔 왜 오바육바야 하며 청소하기만 힘들다고 구박했다. 하지만 이번 겨울엔 방마다 공기 청정기를 구매했다. 24시간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럽긴 하지만 공기 청정기의 녹색 버튼을 보면 심신의 안정이 된다. 매일 10분 정도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데 그때 공기 청정기는 금세 빨간색 버튼으로 바뀐다. 빨간색을 보면 마음이 콩당콩당 하다. 공기 청정기 버튼 색깔에

마음이 왔다 갔다 했다.


곧 여기는 긴 연휴에 들어간다. 기나긴 설날 연휴가 있다. 그때는 깨끗한 하늘을 만날 수 있을까?(잠시 공장들이 멈춘다) 기나긴 연휴에 여행도 가고 공원에서 연도 날리고 킥보드도 타고 놀아야 하는데 제발 공기가 깨끗해졌으면 좋겠다.



미세먼지 없는 세상이 이렇게 그리울 줄이야. 오늘도 미세먼지 어플을 제일 먼저 열어본다. 어느 시간에 그나마 제일 공기가 좋은지 살피고 창문을 연다. 아이들에게 이러한 환경오염된 세상을 물려주는 것이 슬프다. 뿌연 하늘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하루다.





대문 사진 - 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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