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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Y Oct 13. 2022

언론을 불신하는 이유

정치적 편향성 때문이 아니다.

수없이 쏟아지는 언론의 보도가, 세상이 나아지는 데에 그다지 기여하고 있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쩌면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는 언론의 사명이란, 자기 역할에 우월의식을 지닌 이들의 집단적 자기기만이거나, 애초에 이룰 수 없는 목표였는지 모른다.


한편으로는 수익 문제와 같이, 구조와 환경 자체가 언론의 본래 기능이란 것을 쉽게 지향할 수 없도록 변화한 탓도 있겠지만, 언론에 이미 존재하는 정치적 성향과 그 언론이 뿌리를 내린 지역(국가)적 토양, 그리고 무엇보다 '언론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공고해진 그 기득권이, 언론으로 하여금 더는 언론다운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치적 편향성을 언론 폐단의 제일로 꼽는 것은 오히려 무엇이 더 본질적이고 큰 문제인지를 모는 처사. 그들 중 대다수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맞는 기사를 내지 않는단 이유로 기성 언론을 비난하고, 그런 언론을 찾아 유튜브로 몰려가 댓글로 '참 언론 사수'를 외친다. 그게 대중의 민낯이자 실상이다.


언론의 주된 기능으로는 사실상 '사실의 신속 정확한 전달'만이 남아 있다. 언론이 그리도 즐기는 사실 확인(팩트 체크), 촌각을 다투는 각종 속보가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그나마 객관적이어야 할 사실 전달에도 방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까?

이는 곧, 일어난 현상, 사태마저도, 언론에서 바라보는 대로 전달된다는 의미로, 언론에서 심각하게 다루면 이는 곧 심각한 문제가 되고, 반대로 언론에서 경시하거나 아예 다루지조차 않으면 별 문제가 아니거나 아예 일어나지도 않은 것이 돼버린다. 그러니 대중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방향성이 전제된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가치 개입이 전제된 사실의 선별적 보도, 이것이야말로 언론의 기능과 성격에 있어 그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이자 대다수가 외면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이다.


언젠가부터 언론에겐 '사실'마저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마저 불필요함 내지 사치가 되어버린 모습을 보았다.

나는 이런 이유로 언론을 불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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